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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 수 없는 것들
[[제1609호]  2018년 9월  8일]


하나님께서 욥에게 질문을 던지신다. 내가 지은 베헤못과 리워야단을 네가 감히 통제할 수 있느냐 물으시고 그것들의 위력을 하나하나 일러주시는 것이 오늘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나오는 장면들을 연상케 한다. 욥은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며 깨닫지도, 알지도, 헤아리지도 못하는 것들을 말한 잘못을 회개하여 마침내 하나님의 용서와 축복을 받는다.

오늘까지 컴퓨터, 스마트폰 그리고 소위 인공지능 AI 시대를 허둥지둥 살아오다 이젠 더 이상 숨이 차서 따라갈 수 없음을 깨닫고 항복을 선언해야만 하는 처지가 되니 마치 불꽃을 뿜어내는 리워야단의 앞에 선 듯하다. 어느 날 갑자기 먹통이 되어버린 휴대전화기를 손에 들고 그 물건에게 완전히 포로가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한 순간이 그러하다.

어렸을 적 가는 나뭇가지를 잘라 고무줄을 매서 새총을 만들어 가지고 놀던 이래 주변의 모든 도구들은 내 지배 아래 있었다. 군대에서 소총을 분해·결합해 보고 나서는 이런 무기에 대하여도 자신감이 생겼고 이후 만져보게 된 사진기나 심지어 트랜지스터 라디오, 전축 같은 당시의 첨단기기도 그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영화관에서 돌아가는 필름을 통해 총천연색 영화가 상영되는 것도 누가 물으면 설명할 자신이 있었다.

직장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책상에 올려놓고 처음 문서를 작성하게 되었을 때는 그저 좀 더 기능이 좋아진 타이프라이터 정도로 여겼는데 곧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처음 듣기에 어색하기만 했던 정보니 데이터니 하는 용어들의 뜻을 겨우 알게 되는가 하자 새로운 외래어 용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80년대 초 미국 연수 중 큰맘 먹고 컴퓨터기술의 기초에 대한 강의를 수강해 봤으나 본론에 들어가자 따라갈 수 없어 빠져나오고 책으로 보충해 보려 해도 컴퓨터의 신비한 공간 속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로부터 30여 년, 느릿느릿 기능을 한가지씩 익혀가며 구글, 네이버 검색도 하고 이메일로 문서를 주고받고 유튜브를 열어 재미있는 동영상도 찾아보는 수준에 이르러 많은 편의를 누리게까지 되었다. 여기서 그만 멈췄으면 좋겠는데 최근 들어 주변에서 변화와 발전이 너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이제는 신문의 디지털분야 해설기사를 읽는 것조차 어렵다. 그 뿐인가, 컴퓨터가 전화기 안으로 들어온 지 불과 몇 해 되지 않은 듯한데 양자가 연합하여 이 스마트하지 못한 세대를 무차별 공격해온다.

지인들 가운데에는 컴퓨터 문화를 거부하여 만년필로 글을 쓰는 사람도 있고 동기동창 중에 이메일 교신이 안 되는 경우가 대략 반쯤 되는데, 나도 이제껏 간신히 따라가던 디지털문화인의 대열에서 낙오하여 주저앉아야만 하는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아니 다시 분발하여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컴퓨터 강좌에라도 등록해서 주 2회 열심히신기술’을 습득하고 활용하여시대를 선도하는 구세대’의 자부심을 회복해야 할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내가 말하겠사오니 주는 들으시고 내가 주께 묻겠사오니 주여 내게 알게 하옵소서.” 욥의 부르짖음을 복창해보는데, 다만 사람들의 욕심이 도를 넘어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으로 베헤못과 리워야단까지 건드리려 하는 요즘의 모습이 걱정스럽다.

김명식 장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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