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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4호]  2018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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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아무리 어려도 이해시키면 변화하는데…
[[제1614호]  2018년 10월  13일]


몇 년 전 5월 어느 날이다.

우리 아파트 같은 동 22층에 사는 여섯 살 난 귀여운 소녀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 막 올라가는 승강기를 바라보며 다시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꼬마는 퍽 귀여웠다.

“꼬마, 너무 예쁜데” 했더니 빙그레 웃으며고마워요” 하지 않는가?

“이렇게 예쁜 사람은 엄마 아빠 말씀 잘 들어야 해.”

아무런 말도 표정도 없다.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몰라? 그러면 말해줄까?” 했더니 말해달라는 의미인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면 내 말을 잘 들어보고 대답해 줘.”

“네가 아무리 예뻐지려고 해도 아빠 엄마가 너를 예쁘게 낳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예뻐질 수 있을까?”

꼬마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가 가니?”

“예.”

그런데 다음이 문제였다.

“너 유치원 다니니?”

“금년에 입학했어요.”

“엄마·아빠,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해. 그렇지 않으며 현재 아무리 예쁘다 할지라도 커서 미워지는 거야.”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입을 삐쭉이면서한 번 예뻐진 얼굴인데 어떻게 미워져요?”라며 말 같지 않다는 표정이다. 이해가 전혀 안 된다는 말투다.

아무리 어린애라 할지라도 함부로 말해서는 아니 되겠구나, 꼭 이해를 시켜야겠구나, 생각되어 이야기를 하려는 참인데 어느덧 승강기 문이 열린다. 우리는 승강기 안에 올랐다.

“이번에도 말을 잘 듣고 꼭 답변해주어야 해.” 당부했더니 그러겠다는 듯 내 얼굴을 또 다시 빤히 바라본다.

“엄마, 선생님 말씀 잘 듣는 어린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겠니? 아니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마구 행동하는 어린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겠니?” 말했더니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이해가 되니?”

“예.”

이렇게 대답하고는 어서 말해달라는 듯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훌륭한 사람은 남 앞에 서기 위해 늘 몸을 단정히 가꾸어 가는 동안 자기 얼굴도 가꾼단다. 그러니 예뻐질 수밖에 없지. 그러나 못된 사람은 항상 불안하고 걱정근심이 많기에 늘 그늘진 삶을 사는 거야. 그러니 어찌 얼굴이 예뻐지겠니? 그러다 보면 예쁜 얼굴도 자연히 미워지는 거야. 이해되니?”

“예, 알겠어요.”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니?”

“엄마, 선생님 말씀 잘 듣겠어요.”

“참, 착하다. 앞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겠네. 그럼 약속의 의미로 하나님 보고 계시는 앞에서 손도장을 찍을까?”

내가 손을 내밀었더니 꼬마도 손을 내밀지 않는가. 우리는 단단히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런 일이 있은지 일주일 뒤 어느 날이다.

이른 아침,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누가 왔을까? 얼른 나가 봤더니 22층에 사는 여자 한 분이 손에 꽃다발을 들고 서 있었다. 그 옆에는 며칠 전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약속한 꼬마도 함께 있었다.

“제가 얘 엄마예요. 저희 딸에게 좋은 말씀을 해 주셨다고 하기에 고마워 찾아왔어요” 하며 감사의 뜻을 표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얘가 늦게 난 외동딸입니다. 그래서 귀엽게 키우다 보니 영 말을 듣지 않아 고민 끝에 좀 나아지려나 싶어 일찍이 유치원에 입학시켰습니다. 그런데도 아무런 변화가 없어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하루는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가정에서 어떻게 가르쳤기에 하루 아침에 아이가 이렇게도 착해질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 전화를 받고 역시 궁금해서 딸에게 물어봤더니 할아버지와 약속을 했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아이의 엄마는 이어아무리 어려도 이해시키면 이렇게 변화되는데 저희들이 잘못 지도했었다”면서 나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했다.

이 말을 하는 그 부모의 말을 들으며 나는 꼬마의 얼굴을 바라봤다. 꼬마의 영롱한 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하재준 장로<수필가문학평론가중동교회(예장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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