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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0호]  2020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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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제1698호]  2020년 8월  1일]

필자는 최근에 휴대폰을 바꿨다. 5년된 휴대폰의 배터리 수명이 짧아지고 메모리 용량 부족으로  불편하던 차에 최신 휴대폰을 거의 공짜로 구입할 수 있다는 광고에 현혹되어 덜컥 휴대폰 대리점으로 발걸음을 돌린 것이 화근이었다과연 최신 휴대폰은 기능도 좋을 뿐 아니라 매끈한 다자인이 탐스러울 만큼 멋져 보였고게다가 여러 명목으로 할인을 받고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거의 기계 값은 내지 않고도 살 수 있다는 판매원의 말에 그만 그 자리에서 구매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처음 며칠은 새롭고 멋진 물건을 소유한 즐거움에 들뜬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지만새 휴대폰에 대한 감흥은 곧 사라지고 종전과 다름없이 그저 전화 걸고 카톡 확인하고 인터넷  검색하는 평범한 물건으로 되돌아가 버렸다가만 생각해보니 휴대폰을 꼭 바꿔야 할 이유도 없었다새로운 기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저 약간 불편할 뿐 사용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던 것이다

백만원대의 고가의 물건을 끊임없이 주기적으로 바꾸라고 부추기는 기업의 행태가 밉기도 하지만 꼭 필요하지도 않은 새로운 물건에 마음이 빼앗겨서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에 넘어간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다사실 매일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각종의 음식과 옷과 자동차전자제품들이 우리를 현혹하여 결국은 지갑을 열게 만드는데그 대부분은 없어도 그만인 물건들이다우리는 어느새 물질적인 풍요에 도취되어 끊임없이 새로운 물건을 소유하는 쾌감에 중독되어 버린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게 된다

시장경제의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이 우리에게 풍요를 가져왔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무한정한 소비욕구를 부추겨서 거꾸로 소비가 성장을 견인해 가는 비정상적인 사회가 되었다소비가 미덕인 사회가 된 것이다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의 소비가 줄어들자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고 고용이 감소하고 소득이 줄어들어 다시 구매력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경제를 불황의 늪으로 빠뜨린 것이다

이제 시장경제는 멈추면 쓰러지는 자전거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그러나 브레이크 없는 소비과잉사회가 과연 어디까지 지속가능할까원유나 농산물 등 자원의 고갈에 대한 경고는 과거에도 항상 있었지만 자원 고갈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구생태계와 환경과의 균형이 파괴되고 있다는 데 있다도시와 농경지가 확대되면서 지구생태계의 훼손은 피할 수 없다화석연료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이미 재앙으로 치닫는 것처럼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끝없는 소비로 인한 환경과 생태계의 파괴는 이제 더 이상 인간과 지구 생명체가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고우리의 생각과 생활습관을 바꾸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더 좋은 집더 좋은 자동차더 좋은 음식이 더 이상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이제 깨달을 때가 되었다우리의 물질적 필요를 넘어서는 욕망은 탐욕이 되고 우리의 삶과 정신을 파괴하게 될 것이다

욕망은 끝없이 더 큰 갈증을 낳을 뿐물질적인 소유에 의해서는 결코 참된 만족을 얻을 수 없다자족하는 태도가 물질만능의 사회를 사는 우리들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2천년 전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셨던 예수님의 정신을 우리 기독교인들은 다시 돌이켜야 한다끝없는 소비와 경쟁과 성공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소박한 생활 가운데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데서 기쁨을 찾아야 할 때이다


김완진 장로

 

• 서울대 명예교수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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