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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건국대통령 이승만 장로 편 - “서울 수복 기념식에서 맥아더 장군은 주기도문으로 마무리”
[[제1575호]  2017년 12월  16일]


(1950928일 서울 수복 때 수도 서울을 유엔군이 점령했으니 유엔군이 수도 서울을 관할해야 한다는 미군 장성들의 견해가 있었다.) 하지만 맥아더는 단호하게 이승만의 편을 들었다. 한국 정부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수도는 마땅히 돌려주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기념식에서 맥아더 장군은 감격에 찬 목소리로 서울의 기능과 권한을 한국 정부에 돌려준다는 요지의 연설을 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맥아더를 치하하며 훈장을 수여했다. 그날의 의식을 마무리 지은 것은 주기도문이었다. 맥아더 장군은 엄숙히 주기도문으로 기도했고 참석자들은 모두 따라했다.

 

6.25와 국민의 탄생

김일영은 한국 전쟁이 가져온 결과로 사람들이 조선인이 아니라 한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된 점을 손꼽는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38선 이남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편입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의식 속에는 한국국민이라기보다 남북한의 구분 없는 조선인의 정체성이 더 강했다.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은 아직 형성되기 이전이었다.

전쟁은 국민으로서 국가를 체험하는 가장 확실한 경험이 된다. 전쟁 이전에는 남이나 북이나 같은 조선이었다. 하지만 전쟁으로 끊임없이 죽고 죽이는 경험은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같은 조선이라는 생각은 생명이 오가는 전장에서 무의미하고 불필요하고 위험한 것이었다. 우리는 뭉쳐야 하고 적은 물리쳐야 했다. 우리는 대한민국이고 적은 공산 집단이었다.

전쟁으로 적군이 분명해짐으로써, 아군의 응집력은 강해졌다. 따라서 북한과 공산주의를 동족이 아니라 적으로 느끼는 배타성은 대한민국의 국민적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북한의 김일성이 남한의 국민의 정체성 형성의 일등 공신이 된 것이다.

역사학자 김성칠(金聖七)은 서울이 북한군에게 함락될 때, 피신하지 못하고 그곳에 남았다. 그는 공산군이 점령한 서울에서의 생활을 날마다 일기로 남겼다. 일기가 주는 개인적인 느낌과 역사가로서의 의식이 어우러진 그의 역사 앞에서- 한 사학자의 6.25일기는 일독을 권하고 싶은 걸작이다. 그의 일기를 추적해 보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195075>

명륜동에서 벌어진 한 인민재판의 이야기. 그저께 마을에서 반을 통하여 한 집에 한 사람씩 성균관 앞으로 모이라기에 나가 보았더니 청년 몇 사람을 끌어다 놓고 따발총을 맨 인민군들이 군중을 향하여 이 사람이 반동분자요, 아니요?” 하고 물으매, 모두들 기가 질려서 아무 말이 없는데, 그 중에 한두 사람이- 나중에 생각해 보니 아마도 그들을 적발한 사람인 듯-“악질 반동분자요하고 소리치니 두말없이 현장에서 총을 쏘아 죽이는데, 그 피를 뿜으면서 버둥거리다 숨지는 양이 보기에 하도 징그러워서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와 버리었다 한다. 그 죽은 청년들이 어떤 반동 행위를 했는지 군중들은 알지 못한 채.

<1950819>

세월은 참으로 빠르다. 인민군이 하룻밤 사이에 서울에 진주하고 지하에 숨어 있던 공산주의자들이 영웅과 같이 사람들의 면전에 나타나고 어중이떠중이들이 모두 좌익인 체, 투쟁 경력이 대단한 체, 뽐내던 것이 어제인 듯한데 벌써 그들의 황금시대는 지나간 듯, 사람들은 모두 겉으로는 티내어 말하지는 아니하나 속으로는 거의 전부가 공산주의를 외면하게 되었다. 아무런 정령(政令)에도 비협력적이고 돌아서면 입을 삐죽한다.

<1950822>

불문학을 전공한 손() 선생이 찾아오셨다. 발은 부르터서 절고 손은 폭탄의 파편에 맞아서 붕대를 감고, 스스로 말씀하시는 바와 같이 패잔병과 같은 몰골이시다.

광주(廣州) 어느 산골길에서 피란민들이 모여서 애국가를 불렀다거든요. ‘동해물과 백두산을 말이요. 그럴 수가 있느냐고요. 있다마다 뿐입니까. 백성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심이 오늘날과 같이 불타오른 건 일찍이 없었을 겁니다. 인민 공화국 백성이 되어보고 모두들 대한민국을 뼈저리게 그리워하거든요. 잃어진 대한민국에 대한 그리움에서랄지, 또는 동족상잔의 내란을 일으켜서 자기네들의 집과 재산을 불태워버리게 하고, 이러한 죽을 고비로 몰아넣는 인민 공화국에 대한 반발심에서랄지, 하여튼 될 대로 되어라 하는 거의 자포자기인 심리로 어느 한 사람이 동해물과 백두산이하고 목청을 돋우면 아무것도 거리낄 것 없다는 듯이 모두들 따라 합창하고, 그리고 마지막엔 통곡으로 변한다거든요. 한 번은 이러한 장면을 변복한 인문군이 목도하고 갑자기 권총을 내어서 난사하여 많은 희생자를 내었다구요. 그런 이야기를 들었건만 우리도 산골에 호젓이 모이면 또 그 노래를 부르고 울고 하였답니다.”

<195091>

하여튼 그들이 정세 판단을 그르치고 무모한 경거망동을 함부로 하여 결국 동포를 어육(魚肉)내고 조국을 초토화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들의 죄악은 우리 민족에 있어서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것이다.

<195092>

서울 이외의 방송이 들린다기에 시험 삼아 틀어보았더니, 대한민국 방송도 들리고 일본 방송도 나온다. 진작 이런 줄 알았다면 하고 아내와 더불어 호젓이 웃어보기도 한다.

자유의 소리, 대한민국 방송입니다하는 대목에 울컥하고 목이 메어짐은 어인 까닭일까. 언제 내가 대한민국에 이처럼 마음을 붙이었던가. “공산 세계에 머무는 여러분, 여러분은 군사 시설에 가까이 가지 마시고 부디 살아남아서 좋은 세월을 맞이합시다하는 소리에 아내와 손을 맞잡고 울었다. 내가 퍽은 감상적(感傷的)이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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