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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500주년 기념 기획특집 – 좌담회
[[제1571호]  2017년 11월  11일]

500년 전 유럽과 같은 위기의 한국교회

교회 본질로 돌아간다면 살릴 수 있어

과거엔 기독교가 한국근대화에 엄청난 기여

 

참석자

- 이정린 장로(육사동창회장, 국방차관, 베트남선교회장, 대광교회 은퇴장로)

- 이광순 교수(장신대 은퇴교수, 주안대학원대학교 전 총장)

- 김경은 교수(장신대 영성신학)

 

진행

- 이종윤 목사(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 대표회장, 서울교회 원로)


이종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오늘 한국교회의 각계 지도자 여러분을 모시고 좌담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합니다. 종교 개혁의 신앙과 신학을 유산으로 받은 한국교회가 한국사회 근대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 입니다. 먼저 우리 사회에 한국교회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말씀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그 전에 용어를 정리하겠습니다. 저는 개신교보다 기독교라 말하고 싶어요. 프로테스탄트는 가톨릭이 만든 용어고, 우리는 기독교라는 거지요.

한국기독교가 한국근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먼저, 대한민국 국가 건설부터 시작해 31운동, 625전쟁, 임시정부, 또 구국기도회를 통해서 국가가 어떻게 움직였나, 시장경제 발전, 민주화운동, 이 모든 것들이 기독교에서부터 시작된 거란 말이지요.

 

김경은: 기독교가 (이 나라에) 들어오면서 기존 봉건 제도가 변화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신분제도가 변화했다. 양반이 아닌 사람들 도 글을 배우게 되고, 공부를 하면서 신분변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선교사님들 이 오셔서 우리나라에 창궐했던 전염병을 퇴치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의료분야에 큰 영향 을 끼쳤지요. 무엇보다 교육을 통해 한국사회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입니다. 많은 학교를 세웠고, 한국 사회가 새로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습니다. 특히 기존 봉건사회에 있는 여성들을 깨어있 는 여성으로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정린: 우리나라는 해방 후 1948년 제헌국회를 열 때 전 이승만 대통령께서 의장이 되셔서 이윤영 의원께 기도를 하게 하셨어요. 즉 우리나라는 기도로부터 시작이 됐다. 헌법을 만드는 데에도 기도로 시작이 됐다. 그리고 철저한 기독교 신자인 손원일 국방장관 같은 분을 통해 군을 창설해가는 과정에서 도 하나님의 말씀이 기초가 됐고, 625전쟁을 통 해 미군에게서 배운 것들, 가령 계급에 관계없이 목사님께 중요한 어드바이스를 구한다거나 먼저 기도 하는 그런 것이 우리 군의 모습에도 배어있는 것 같습니다.

 

이광순: 네비우스주의의 영향을 언급할 수 있겠어요. 1890년 네비우스가 우리나라에 와서 삼자에 대해 주장했어요. 삼자란, 자립해야 되고, 자치해야 되고, 자전해야 된다는 것, 이 세 가지를 강력하게 주장했고 우리가 이를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예배당 짓는 것부터 전도, 기도, 성경공부 등 전부 네비우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요. 선교의 대상을 말할 때에도 네비우스는 어린아이, 여자들, 머슴 등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많이 했기 때문에 결국 한국교회가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지요. 한국사회는 아래에서 위로, 또 위에서 아래로 동시 에 전도가 됐습니다. 한국교회는 역사가 짧지만, 그 에 비해 큰 성장을 이룬 것은 네비우스 선교정책의 영향이라고 봅니다.

종교개혁과 관련해서는 먼저 하나님께서 구텐베르크를 통해서 인쇄술을 시작했다는 것이 선교에서 폭발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이라는 거죠. 또 기독교 윤리가 자본주의 정신을 만들어냈다고 했거든요. 기독교 윤리는 그때로서는 금욕주의가 많았고, 현재 어떤 일이 있어도 잘 극복할 수 있다는 것들을 얘 기했죠. 또 칼빈주의, 청교도주의가 없었다면 오늘의 민주주의는 있을 수 없었어요. 우리가 자본주의나 시장경제를 이야기할 때는 처음부터 사회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이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요.

 

이종윤: 우리나라의 네비우스 선교정책이 중국의 삼자운동과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한국교회를 살 린 아주 중요한 핵심정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근대화에 제일 큰 변화가 바로 신분의 변화였지요. 백정이 의사가 되는 사회가 됐어요. 무엇보다 교육에 굉장한 영향을 주었어요. 1918, 이 나라 학교 수가 790개였는데, 3년 만인 1921년 기독교학교가 1,187개교로 늘어났어요. 학생이 29,772명에 서 3년 만에 53,824명으로 늘어났어요. 굉장한 교육개혁을 이루었고, 대학이 설립되면서 한국사회는 일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좋은 기독교 지도자들 을 키워냈어요.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킬 때에 독 일어 성경을 번역한 것이 독일어를 정립하는 기초가 됐을 뿐 아니라 루터의 성경이 수만 부 팔려서 자국어로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지요. 루터의 책이 15년 동안 20만 부, 85회 인쇄될 정도로, 구텐베르크 인쇄술 덕분에 엄청난 파장이 일어났습니다. 마찬가지로 최현배 박사는 기독교가 한글을 살렸다는 말을 했어요. 한글 성경, 한글 찬송가가 나 와서 국가의 언어로 자리매김했다는 거지요. 무엇보다 루터의 직업관, 영어로 하면 콜링(calling)’이라고 해요. 모든 사람의 직업은 하나님의 소명이라 는 거지요. 직업에 귀천이 없으니, 그때부터 농공상회, 직업에 차별이 있던 사회가 바뀌었지요. 또 민주주의, 장로교회의 대의정치가 역시 종교개혁자들 의 실현한, 이 모두가 종교개혁의 신앙을 답습한 한 국교회를 통해서 우리나라에 정착하는 데 이루어 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인이라는 것도 엄청난 일이었지요.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놓고 예배당이 있는 곳을 표시하고, 31운동이 일어난 곳을 표시해서 둘을 겹쳐보면 그 위치가 정확하게 일치된다고 해요. 그만큼 독립운동 과 교회는 한 몸이었어요. 교회의 엄청난 활동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무시를 당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조국의 근대화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 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역사적 현실입니다.

오늘날 한국사회가 매우 어려운 때입니다. 우리 한국교회와 기독교인의 역할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경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굉장히 중요하지요. 그렇다보니 한국교회가 개인의 신앙을 너무 강조해서, 비교적 사회봉사나 이웃에 대한 사랑실천이 약화된 부분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반면 사회 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개인 신앙의 고유성, 독특성 을 오히려 약화시킨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이런 모 습을 보면서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요, 한국교회가 균형 잡힌 개인 신앙과 사회적 참여에 대한 조화를 이루어나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이 사회를 향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 하는 이웃, 우리 공동체라고 생각하면 지금 한국교회가 받고 있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인식들도 많이 전환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정린: 우리나라는 인류 역사상 짧은 기간 가난을 극복하고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이룬 유일한 국가이지요. 저는 이런 성장과 변화가, 625전쟁을 치르며 하나님의 말씀이 나라를 건설해가는 기초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국가와 사회, 군 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도 하나님 말씀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다, 우리 교계 지도자와 기독교인들이 마음을 가다듬어서 말씀으로 무장하고, 기독교인과 교회가 나서서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아 갈 때 오히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가 좌절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것은 능히 하나님이 은혜 주실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교회가 나선다면 하나님께 기쁨을 드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경은: 개인의 신앙에 있어서 이기적인 측면에 대 해서는 비판들이 얘기되어야 할 거 같고,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신학으로 돌아가야 할 것, 거기에서 기 독교 신앙의 복음의 본질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루터는 기도와 묵상과 시련을 굉장히 중요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말씀으로 지금의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신앙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종윤: 사실 기독교는 개인주의예요. 구원은 아비 의 신앙으로 되는 게 아니고 내 신앙으로 되는 거예요. 개인주의는 나쁘지만 개인을 중시하는 건 성경 적이지요. 개인주의가 이기주의가 되면 안 되지요. 말씀대로 한국교회가 너무 개인주의, 개교회중심적으로 분열이 많아 이런 점은 참 안타까운 일이고, 지금 남북이 갈라진 것도 그렇고, 우리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말씀으로 이겨가야죠. 그런데 한국교회가 말씀으로 이길 만한 능력이 되는가. 종교개혁자들을 보면, 칼빈은 정말 성경에 근거한, 성경에 입각한 설교를 했어요. 칼빈은 성경에 매달렸어요. 그때 칼빈의 설교를 듣고 매독, 술주정, 마 약, 살인, 강간 등이 있던 도시 제네바가 변하기 시 작하는 거예요. 교회 헌금은 나라가 다 가져가니까 칼빈이 구제헌금을 강조했어요. 그 구제헌금으로 고아원, 양로원을 세웠어요.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기만 하면, 교회가 개인주의에만 빠지지 않는다면, 이 사회에 교회가 할 일은 얼마든지 많고, 이 사회를 살릴 수 있어요.

 

이광순: 저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500년 전 유럽 교회들과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500년 전 당시 가톨릭교회가 갖고 있던 대단한 교권주의, 당시 교권을 굉장히 남용했고, 세력이 대단했고, 오늘 우리에게도 그와 비슷한 게 많지 않나 생각하고요, 또 당시 수도사들이 많았어요. 인구 150명 당 1인이었다고 해요. 성직자가 너무 많아지면 자연히 쭉정이 도 섞이고, 거품이 많이 생기지요. 결국 문제가 굉장히 많이 발생하는 거예요. 오늘 우리도 신학교 가 전 세계에서 제일 많지요. 전 세계에 있는 신학자를 다 모아야 우리와 비할 수 있을 정도로 많아 졌으니, 너무 많으면 가치가 떨어지지요. 타락하게 되는데, 성적 타락보다 먼저 금전적으로 타락해 요. 예수님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 했는데, 사람이 아니라 돈을 긁어모으는 큰 그물을 쳤다는 거 아닙니까. 오늘 우리 한국교회도 그와 비슷하지 않는가. 지금 한국교회의 위기는, 겉이 아니라 속이 썩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주저앉는 거예요. 다수가 소수보다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러나 다수가 언제 나 옳거나 진리인 건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 수를 따라가면 옳은 줄 알지요. 이런 점들이 한국 교회의 위기라고 봅니다.

 

이종윤: 평신도는 성경에 없는 말이지요. 가톨릭에 서 만든 거예요. 마르틴 루터는 목사, 장로, 집사, 권사가 모두 하나님의 목회(God’s ministry)를 위해 부름을 받은 분이라고 설명했어요. 집사도 하나님 의 목회를 하는 거라는 거죠. 그런 차원에서 종교개혁은 우리에게 엄청난 임팩트를 줬죠. 가톨릭에서 는 지금도 성직자를 굉장히 중요시하지요. 기독교 에서는 성직자만이 아니고 모두가 하나님의 목회자라는 메시지가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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