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등교 거부, 아이의 비명 ②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좀더 우리 아이의 위험한 신호, ‘가면성 우울증’을 이해해 봅니다. 청소년기의 우울증은 성인과는 사뭇 다른 얼굴을 하고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부모와 교육자가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주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 너머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첫째, 엇나가는 행동 속에 숨겨진 ‘가면성 우울증’을 직시해야 합니다. 슬픔이나 무력감을 직접 호소하는 성인과 달리, 청소년들은 자신의 우울감을 반항, 무단결석, 혹은 지나친 게임 집착과 같은 행동상의 문제로 분출하곤 합니다.
이를 임상에서는 ‘가면성 우울증(masked depression)’이라 일컫습니다. 아이가 갑자기 짜증이 늘거나 일탈을 일삼는 것은 단순히 성격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감당하기 힘든 마음의 고통을 행동으로 대신 울부짖는 것입니다.
이 가면을 ‘비행’으로만 치부해버리면 아이의 영혼은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버리게 됩니다.
둘째, 통계가 증명하는 우리 아이들의 위태로운 현실을 보아야 합니다. 질병관리청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청소년 4명 중 1명(26.0%)이 2주 이상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심각한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 교실과 가정 안에서 흔히 일어나는 보편적인 위기입니다.
사춘기 특유의 예민함으로 치부하기에는 아이들이 짊어진 마음의 짐이 너무도 무겁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엄중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