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성장을 견인했던 전통적 구역예배가 사회·문화적 변화 속에서 점차 실종되어 가고 있습니다. 많은 목회자가 구역 조직은 존재하지만 모임은 작동하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소그룹 사역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입니다. 이에 소그룹의 성경적 원형을 회복하고 현장에 대안을 제시하고자 목회자들을 위한 주제별 Q&A 가이드를 3회에 걸쳐 기고합니다. 첫 번째 시간은 소그룹의 성경적 당위성과 패러다임 전환을 다룹니다.
Q1. 소그룹 사역이 현대 목회의 필수 전략인 성경적 근거는 무엇입니까?
A. 소그룹은 임의로 고안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창세 전부터 존재해 온 하나님의 일하심의 원형입니다.
① 삼위일체 하나님의 교제 : 하나님께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완전한 사랑 안에서 삼위일체의 ‘소그룹적 교제’를 이루셨습니다.
② 구약의 구원 역사 : 심판 속에서 노아의 ‘여덟 식구 소그룹’을 통해 새 역사를 시작하셨고, 모세는 아론·훌·여호수아 동역자 소그룹과, 다니엘은 세 친구 소그룹과 함께 절망을 이겨냈습니다.
③ 초대교회 : 초대교회는 예루살렘 성전 모델(대그룹)과 가정을 중심으로 모여 삶을 나눈 ‘소그룹 모델’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구조였습니다. 소그룹 회복은 초대교회의 본질로 돌아가는 운동입니다.
Q2. 기존 1·2세대 소그룹과 비교할 때, ‘3세대 소그룹’의 구조적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소그룹은 안에서 일어나는 ‘소통 방식’에 따라 세대별로 발전해 왔습니다.
① 1세대(구역예배형) : 예배 형식을 소규모로 옮겨온 구조입니다. 인도자가 설교를 도맡아 하는 일방적 구조여서 구성원은 수동적 청중에 머물며, 삶의 소통이 불가능합니다.
② 2세대(성경공부형) : 성경공부 교재를 중심으로 답을 찾아가는 구조입니다. 지식 증진에는 유익하나 여전히 인도자 중심의 가르침 구조여서, 내면의 감정을 서로 깊이 나눌 시간이 부족해 경직되기 쉽습니다.
③ 3세대(역동적 소그룹) : 모든 구성원이 주역이 되는 ‘상호 교제형 나눔 구조’입니다. 인도자는 가르치는 스승이 아니라 나눔을 돕는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합니다. 말씀으로 받은 은혜를 수평적으로 나누고 역할을 분담해 섬김으로써 영적 친밀감이 살아 숨쉽니다.
Q3. 젊은 세대(MZ 및 X세대)가 전통적 구역예배를 기피하게 만든 원인은 무엇입니까?
A. 성도들이 원하는 소통의 문법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현대 성도들은 권위적 구조 대신 ‘수평적, 자발적, 개방적, 참여형’ 관계를 원합니다. 그러나 전통 구역예배는 엄숙한 형식을 강요해 심리적 문턱이 높습니다. 더욱이 지리적 인접성만으로 구역을 편성하다 보니 나이, 직업, 가치관이 너무 다른 사람들이 묶이게 됩니다. 극단적으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한 구역에 편성되어 속마음을 나눌 수 없는 폐쇄성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경직된 구조가 현대 성도들의 영적 갈급함과 부딪치며 구역예배의 실종을 초래했습니다.
Q4. 3세대 역동적 소그룹으로 전환하려 할 때, 가장 먼저 바꾸어야 할 시각은 무엇입니까?
A. ‘소그룹을 바라보는 목적’을 대전환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소그룹을 출석을 관리하고 행정 지침을 하달하는 ‘통제와 관리의 도구’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3세대로 가기 위해서는 소그룹 자체를 성도들의 삶이 치유되고 살아나는 ‘독립된 작은 교회’이자 ‘영적 가족 공동체’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목회자는 구역장들에게 예배 인도를 지시하는 대신,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는 ‘촉진자 훈련’을 선행해야 합니다. 한 영혼의 인격적 나눔을 존중하는 수평적 사역 철학이 리더들의 마음에 먼저 정착되는 것이 성공적인 전환의 첫걸음입니다.
최영걸 목사
<서울노회 부노회장, 홍익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