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한국문화의 매력, 정(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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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한식당에서는 주메뉴를 주문하면 보통 서너 가지의 반찬이 따라서 나온다. 반찬을 더 달라고 하면 먼저 나온 것보다 더 많이 듬뿍 담아주는 게 보통이다. 반찬 인심이 나빠서 인색하다고 소문나면 그 식당은 대개 얼마 못 가서 문을 닫는 경우가 흔하다. 손님이 많고 번창하는 식당일수록 반찬 인심이 후하기 마련이다. 요즘에는 아예 추가 반찬 진열대를 따로 마련해서 원하면 얼마든지 더 가져다 먹도록 하는 식당이 대부분이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다 먹지도 않을 반찬을 가져다가 버리는 손님도 있게 마련인데 그럴 때 식당 주인은 애가 탄다. 채소 가격이 너무 올라서 주메뉴인 고기보다 오히려 반찬 비용이 더 나가는데 공짜라고 마구 낭비하는 손님이 밉기만 하다. 그래도 불평을 할 수가 없다. 아니 오히려 눈 딱 감고 더 후하게 듬뿍 반찬을 담아주는 통 큰 주인이야말로 장사를 잘하는 사업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반찬을 공짜로 무한리필해 주는 이 관행은 매우 불합리해 보인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아무래도 낭비하게 되고 비용인상요인이 될 뿐 아니라 결국 가격에 전가될 것이므로 그 비용은 소비자가 고스란히 부담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알뜰하게 먹는 소비자는 남이 낭비한 몫까지도 부담하는 불공정한 결과를 낳게 된다. 반찬마다 먹는 양만큼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인 셈이다. 

우리와 식습관이 비슷한 일본에서는 단무지 하나도 따로 돈을 받는데, 우리 눈에는 그게 그렇게 야박하게 보여서 일본사람들은 속 좁고 인정머리 없는 사람들이라고 단정 짓는다. 그런데 서양에 가면 그 정도는 더 심하다. 유럽에 가면 대부분의 식당에서 물값도 따로 받을 뿐 아니라 심지어 화장실 사용료도 따로 받는 데가 많다. 

그러니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공짜 반찬에 무한리필까지 되는 게 너무나 신기하게 보일 것이다. 요즘 외국인들의 한식사랑은 깜짝 놀랄 정도다. 비빔밥이나 불고기는 외국인도 좋아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김치나 된장찌개 같은 음식까지도 맛있다고 하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 외국인들이 하나같이 극찬하는 것이 한국의 반찬 문화라고 한다. 메뉴 하나를 시키면 수많은 각종 반찬이 한 상 가득 나오는 전라도 음식에 깜짝 놀란다. 게다가 식당 주인 할머니가 옆에 앉아서 빈 접시를 바로바로 채워주는 인심에 감동할 수밖에 없다. 어떤 외국인은 옛날 어릴 적 경험했던 할머니의 마음을 한국의 식당 주인에게서 처음으로 다시 느껴본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효율적이고 전근대적이라고 여겨졌던 반찬 인심이 사실은 우리 한국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뿌리내린 독특한 인정(人情)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건네는 넉넉한 인심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끈끈한 정(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한국 반찬 문화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요즘 한국의 노래, 드라마, 음식과 같은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이 전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 코카콜라와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미국문화의 시대는 지나고 이제 한국문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세계는 한국문화에 매료되고 있다. 팽배한 개인주의로 공허해진 세계의 사람들에게 한국문화를 통해서 정(情)이라는 공동체 정신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한국문화가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정(情)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인류는 한 형제라는 기독교의 정신과 다르지 않다.  

김완진 장로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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