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正直함으로 세워지는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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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교회는 복음을 전하는 공동체인 동시에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야 할 책임을 지닌 공동체다. 그렇기에 교회의 신뢰는 단순한 이미지의 문제가 아니라 복음의 증언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교회는 본래 말씀과 기도 위에 세워진 공동체다. 초대교회 역시 사람의 능력이나 제도적 힘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 그리고 성령의 역사 가운데 세워져 갔다. 말씀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구할 때 공동체는 건강한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결국 교회의 신뢰와 정직은 세상의 방법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 위에서 세워진다. 

근래에 지방선거 이후 선거의 공정성과 관리의 신뢰를 둘러싼 논란으로 적지 않은 갈등을 겪고 있다. 선거는 결과 이전에 과정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될 때 공동체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 공정과 정직, 책임이라는 기본 원칙이 흔들릴 때 공동체의 신뢰 역시 함께 흔들리게 된다. 이러한 현실은 교회에도 적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교회는 세상과 다른 기준을 보여줘야 한다. 교회가 세상의 방식과 기준에 익숙해질수록 복음의 신뢰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말씀보다 이해관계가 앞서고, 기도보다 방법과 계산이 앞설 때 공동체는 방향을 잃게 된다. 더욱이 다음세대는 어른세대들의 말보다 삶의 기준과 공동체의 모습을 통해 복음의 진정성을 판단하게 된다.

신뢰와 정직은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는다. 작은 정직과 책임이 쌓일 때 비로소 공동체는 건강하게 세워진다. 서로를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며, 공정한 절차와 바른 원칙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은 교회가 세상 앞에 보여줘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복음은 말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삶과 질서를 통해 증언되기 때문이다. 특히 공동체를 세우는 과정은 결과만큼이나 과정의 정직(正直)함이 중요하다. 사람의 관계나 이해관계,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 원칙과 기준보다 앞서기 시작할 때 공동체의 신뢰는 조금씩 흔들리게 된다. 아무리 좋은 목적과 명분을 내세운다 해도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어렵다. 공동체가 건강하게 세워지기 위해서는 모든 일이 말씀과 양심, 그리고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기준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정직함은 공동체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질서이며, 신뢰를 세우는 출발점이다. 

교회는 언제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신뢰와 정직을 세워 가야 한다. 말씀과 기도 위에 서고, 정직함과 책임을 실천하며, 서로를 신뢰하는 공동체를 세워 갈 때 복음의 능력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금 한국교회가 다시 붙들어야 할 것은 성공이나 영향력이 아니라 말씀 위에 세워진 신뢰의 공동체다. 그럴 때 교회는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도 다시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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