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거룩한 공교회(Holy Catholic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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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도신경을 고백할 때, 교회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나는 거룩한 공교회를 믿습니다”라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거룩한 공교회’란 무엇을 말하는가? 이는 영어로는 ‘Holy Catholic Church’이고, 직역하면 ‘거룩하고 보편적 교회’라는 말이다. 

먼저 ‘보편적’(catholic)이라는 단어는 ‘우주적인’(universal)이라는 말로도 사용되는데, 이는 교회가 과거에 구원받았고, 현재 구원받은 성도들과 앞으로 구원받기로 예정된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이라는 뜻이다. 즉 교회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든 성도들을 포괄하고 있으므로 ‘보편적’이고 ‘우주적’이다. 

그 다음에 교회는 구원받고 거룩해진 성도들의 모임이기에 하나님 앞에서 구별된 ‘거룩한’ 공동체다. 그러므로 우리가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는 것은 지상의 모든 교회가 다 거룩한 하나님의 교회임을 믿는다는 고백이다. 이 ‘거룩성’은 우리가 단 한 순간도 포기할 수 없는 교회의 속성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 땅에서 거룩을 드러내 보이는 전진기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성도들의 삶이 세상과는 구별된 거룩한 삶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오늘 거룩한 공교회가 되어야 할 한국교회가 점점 더 거룩함을 잃어버리고 세속화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룩함은 다른 말로 하면 구별됨이다. 그런데 교회가 세상과는 구별된 모습을 잃어버리고 세상과 동화되어 가고 있으니 이 얼마나 슬픈 모습인가?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교회가 자기들과 하나도 다른 것이 없음을 보고 실망해 교회를 비난하고 있다. 오늘 한국교회가 거룩함의 향기를 풍기기보다는 부패와 타락의 악취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밀어내고 목사가, 장로가, 그리고 오래된 신자가 주인 행세를 하는 교회, 문밖에서 신음하는 거지 나사로를 문가에 방치하고 부자가 되어가고 있는 교회, 서로 용서하고 하나 되라는 주님의 외침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의만을 내세우는 교회, 십자가의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그 사랑을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위선자들로 가득한 교회, 명예와 권세를 너무도 사랑해서 직분조차도 돈 봉투로 매수하는 교회… 만일 이런 모습이 오늘 한국교회의 현주소라면 이것은 분명히 거룩한 공교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교회는 예수님으로부터 “너희는 내 아버지의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눅 19:46)는 비통한 외침을 듣게 될 것이다.         

우리는 주님으로부터 이런 음성을 듣기 전에 돌이켜 거룩을 회복해야 한다. 다시 거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김기석 목사는 “우리가 가야 할 거룩의 길은 덧보탬의 길이 아니라 덜어냄의 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자꾸자꾸 덜어내고, 가난해지고, 소박해질 때 우리는 거룩한 교회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옳은 말이다. 값진 진주를 발견한 사람이 자신의 모든 것을 팔아 그 진주를 사는 것처럼, 가장 소중한 예수님을 위해 우리의 가진 것들을 포기할 수 있을 때, 한국교회는 비로소 다시 거룩한 공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우리 교단 내의 몇몇 목사, 장로들이 함께 모여서 ‘샘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는 우리 교단 스스로의 영적 자존감과 거룩성을 회복하자는 작은 운동이다.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 5:24)는 말씀을 따라, 우리 안에 흘러서는 안 되는 부정과 부패와 성직매매 등의 탁류에 맑은 생수를 흘려 보내자는 운동이다. 단 기간 내에 오염된 강물을 맑게 하기는 힘들어도, 계속해서 끊임없이 맑은 생수를 흘러보내면 언젠가는 반드시 한국교회가 거룩함을 회복하고, 맑은 생명수가 흘러넘치는 생수의 강이 될 줄로 믿는다.   

주승중 목사

<주안장로교회 위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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