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삶의 자리에서 길어 올린 목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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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제게 묻습니다. “목사와 교수, 어떻게 두 일을 함께 하십니까?” 저는 늘 같은 대답을 합니다.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소명을 두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업과 목양을 병행하는 이중직 목회는 이제 한국 교계에서 낯설지 않습니다. 자비량 목회자인 저 역시 삶의 현장과 목양의 자리를 함께 지켜가고 있습니다.

그 출발은 교회를 개척한 지 1년쯤 되었을 때입니다. 당시 제 스승이자 한일장신대학교 총장이셨던 고(故) 정장복 목사님께서 학교의 어려운 형편을 말씀하시며 교수직을 제안하셨습니다. 개척교회에만 전념하고 싶었던 저는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그러나 “모교를 위한 헌신도 하나님께서 맡기신 귀한 사역”이라는 스승의 계속된 권면은 제 마음을 오래 붙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목양의 제단과 교육의 강단이라는 두 자리를 함께 섬기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두 길을 걷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게 두 길이 아니라 하나의 소명을 두 자리에서 살아가게 하셨습니다.

그 깨달음을 더욱 분명하게 해준 것은 사도 바울의 삶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면서도 천막을 만들었습니다(행 18:3). 그의 일터는 생계를 위한 공간을 넘어 복음이 삶 속에서 증언되는 선교의 현장이었습니다. 그 말씀은 제 소명을 다시 해석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강단과 일터는 서로 다른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소명을 실천하는 하나의 사역 현장임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중직 목회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은혜는 성도들의 삶을 같은 자리에서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직장인의 책임과 갈등, 내일을 염려하는 마음을 함께 경험할 때 설교는 삶이 되고 위로는 공감이 됩니다. 목양은 강단보다 삶의 자리에서 함께 울고 웃을 때 더욱 깊어집니다.

물론 마음속에는 늘 질문이 머뭅니다. ‘참된 목회의 길을 걷고 있는가? 안일함을 합리화하는 것은 아닐까?’ 그 질문은 저를 기도의 자리로 이끌었고, 두 자리 모두에서 부끄럽지 않은 청지기가 되게 해달라고 간구하게 했습니다. 돌아보면 두 자리를 지켜온 것은 제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의 기도를 통해 흔들리는 제 마음을 붙잡아주시고 사명의 확신을 더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디찬 로마 감옥의 어떠한 형편 속에서도 고백한 바울의 말씀을 오늘도 품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그 말씀은 오늘도 저를 목양의 제단과 학생들이 기다리는 강단으로 이끕니다. 이제는 분명히 압니다. 저는 두 개의 길을 걷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하나의 소명을 두 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내일도 저를 부르시고 붙드시는 주님의 은혜를 의지하며 그 소명의 길을 묵묵히 걸어갑니다.

배성찬 목사

<순천 행복한우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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