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무덥고 긴 하루도 어느덧 지나가고 황혼이 내린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노을이 질 때면 일상의 번잡함으로 가득했던 마음이 어느새 풀벌레와 새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선은 멀리 황금빛 찬란한 서쪽 하늘로 향하게 된다. 잠시나마 번잡한 인간세계에서 떠나 대자연을 향해 여행길에 나서는 것이다.
저녁노을의 아름다움도 잠시 곧 어둠이 내리고 하늘에는 별이 하나둘 돋아나기 시작한다. 서쪽 하늘에 가장 먼저 반짝이는 금성을 시작으로 해서 하늘 높이 목성이 밝게 빛난다. 목성 가까이에는 붉게 빛나는 화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태양주위를 도는 가까운 행성으로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지만,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행성 즉, 떠돌이별이라고 불린다. 이제 어둠이 짙어지면 수많은 별이 하늘을 덮기 시작한다. 대도시에서는 도시 불빛 때문에 밝은 별 몇 개만이 드문드문 보일 뿐이지만, 인적 드문 산중에서는 하늘 가득한 별빛이 쏟아질 듯이 가득하다.
세상일로 번잡한 도시 사람들 마음에 자연이 사라지는 것은 참 가슴 아픈 일이다. 도심의 빛 공해가 별빛을 가로막는 것처럼 세상의 걱정근심이 우리가 자연의 일부인 것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별빛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욥기 38장에서 욥에게 선포하시는 말씀이 귀에 쟁쟁하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땅의 너비를 네가 측량할 수 있느냐 네가 그 모든 것들을 다 알거든 말할지니라.” “네가 하늘의 궤도를 아느냐 하늘로 하여금 그 법칙을 땅에 베풀게 하겠느냐.”
과학이 발달하면서 많은 것을 밝혀냈지만 창조의 신비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과학의 눈부신 성과로 인해 우리는 더 깊고 오묘한 하나님의 신비에 경탄을 금치 못한다.
현대과학에 의하면 하나님의 창조 역사는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시작되었다. 최초에 우주가 급팽창하면서 열기는 식고 최초의 빛이 나타났으며 수소와 헬륨의 가스구름이 뭉쳐져서 별과 은하가 만들어졌다. 우주를 이루는 수천억 개의 은하 하나하나는 또다시 수천억 개의 별들을 품고 있다. 그중 하나의 은하에 있는 평범한 별 주위에 가스구름이 뭉쳐서 약 45억 년 전 우리의 지구가 생성되었다.
불덩어리 지구가 식으면서 우주에서 날아온 물이 표면을 덮어 바다가 만들어졌다. 35억 년 전 그 바다에서 태어난 최초의 생명은 단세포생물이었고, 그로부터 30억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동물과 식물이 나타났다. 인류가 우주에 관한 이 모든 사실을 알아낸 것은 겨우 100년도 되지 않는다. 지구가 태양주위를 자전과 공전하면서 밤과 낮, 계절의 순환 등 천체와 기상 현상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게 된 것도 현대과학의 경이로운 발견 덕분이다.
과학의 눈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신비를 한층 또렷하고 정교한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일부 무신론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과학이 창조의 신비를 모두 파헤쳤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이고 착각이다. 오히려 과학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더욱더 큰 신비를 만나게 된다.
까닭 없는 고난으로 괴로워하는 욥에게 하나님은 왜 창조의 신비를 먼저 말씀하셨을까? 우주의 시작, 생명의 출현, 인간의 탄생이라는 장엄한 창조의 과정을 마주할 때, 고작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깨닫고 슬픔을 극복하고 하나님께 소망을 품으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