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목회, 교회 지키는 일 아니라 마을을 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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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는 교회를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주일을 준비하고 성도를 돌보며 교회의 울타리를 든든하게 세우는 것이 목회의 중심이라고 여깁니다. 물론 그것은 목회의 중요한 사명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찾아가셨습니다. 갈릴리의 어부들을 찾아 부르셨고, 세리 마태의 집으로 들어가셨으며, 사마리아 여인을 우물가에서 만나셨습니다. 여리고에서는 삭개오를 향해 먼저 이름을 부르셨고,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나서는 목자의 비유를 들려주셨습니다. 복음은 언제나 사람이 있는 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목회는 어떠합니까? 혹시 교회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며, 사람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교회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지만, 세상은 점점 교회 밖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목회 역시 사람들의 삶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용기가 필요합니다.

최근 한 농촌지역에서 여러 교회가 함께 주민들을 찾아가 붕어빵을 굽고, 칼을 갈아드리며, 방역 봉사를 하고, 마을을 찾아 기도하는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봉사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주민들의 마음이 열리고, 교회를 향한 인식이 달라졌으며, 복음의 열매도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붕어빵이 아니었습니다. 칼을 갈아준 기술도 아니었습니다. “교회가 우리를 찾아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삶을 귀하게 여기고, 시간을 내어 손을 내밀어 준 목회자들의 진심이 사람들의 마음을 열었습니다.

에스겔 34장에서 하나님은 목자를 향해 흩어진 양을 찾지 않았다고 책망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친히 잃은 양을 찾고 상한 양을 싸매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선한 목자의 모습은 양이 오길 기다리는 모습이 아니라, 양을 찾아 나서는 모습입니다.

목회는 교회를 지키는 일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마을을 품고, 사람들의 삶을 품고, 아픔을 품는 일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선한 목자의 길을 닮아갑니다. 강단에서 전하는 설교는 소중하지만, 삶의 현장에서 먼저 전해지는 사랑은 설교를 더욱 살아 있게 만듭니다.

한국교회는 지금 새로운 프로그램보다 새로운 목회의 자세를 필요로 하는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더 화려한 행사보다 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목회, 더 큰 건물보다 마을의 작은 필요를 살피는 목회가 절실합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사람들을 교회 안으로 모으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을 찾아가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그들의 삶 속에서 복음을 살아내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우리를 찾아오셨기에 우리가 구원을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목회 역시 그 발걸음을 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교회를 굳게 세우는 목회와 더불어 마을을 따뜻하게 품는 목회, 그것이 이 시대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다시 들려주시는 목양의 길일 것입니다.

김상효 목사

<현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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