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유럽 전통 기독교가 Call to Worship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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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일부 한국교회의 주일예배를 여는 ‘예배로의 부름’(Call to Worship)은 기독교의 오랜 전례적 유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 개신교의 근대적 발명품이다. 1645년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예배지침』(Directory for Public Worship)에 목사의 서두 권면이 등장하긴 하나, 이는 이미 모인 회중을 경건하게 준비시키는 ‘신앙적 권면’(Exhortatio)이었을 뿐, 흩어진 군중을 소집하는 기능적 선언이 아니었다. 현대적 의미의 ‘Call to Worship’은 18~19세기 미국 대각성 운동과 개척지의 천막 집회 문화에서 비롯되었다. 성전이나 종소리 같은 전례적 장치가 없는 황량한 환경에서 인도자가 군중의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 외친 실용적 소집(Summons)이, 시간이 흐르며 성경 구절 교독의 형식으로 정착한 것에 불과하다.

반면 유럽의 역사적 전통은 인간의 시작 선언보다 하나님의 부르심과 예배 중 현존을 훨씬 중요하게 여겼다.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가 1544년 선포한 「토르가우 선언」(Torgauer Formel)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루터는 화려한 건물이나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이 예배를 거룩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오직 하나님이 말씀을 내려주시고 성도가 기도와 찬양으로 응답할 때, 비로소 참된 예배가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루터교회는 예배의 문을 인간의 부름이 아닌,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성호’(In nomine Patris et Filii et Spiritus Sancti)와 말씀 낭독으로 열었다. 장 칼뱅(Jean Calvin)의 제네바와 스코틀랜드 개혁교회 역시 시편 124편 8절의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라는 철저한 하나님 의존적 고백(Votum)과 ‘평화의 문안’(Salutatio)으로 예배를 시작했다. 

‘예배로의 부름’은 정통 기독교의 전례사(史)에 존재하지 않는 미국 개신교의 근대적·실용주의적 산물일 뿐이다. 

한국교회가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려면 이런 미국의 기능주의적 형식을 맹목적으로 답습하는 대신, 주일과 평일을 관통하는 삶 전체가 하나님 앞에서의 ‘코람 데오(Coram Deo)’ 예배라는 신학적 이해를 되찾아야 한다. 예배의 주권이 오직 하나님께만 있음을 인정하고, 참회와 침묵으로 임재를 기다리는 예배 본연의 영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무너진 오늘의 강단을 새롭게 재건하는 길이며, 또한 한국교회가 묵도를 회복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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