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이 보장하는 대학의 자율성을 부정
이번 권고의 가장 큰 한계는 헌법이 별도로 보장하고 있는 대학의 자율성을 사실상 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준화 정책 이후 여러 제약을 받아 온 사립 초·중·고교의 자율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동일선상에 놓음으로써, 헌법이 대학에 부여한 독자적인 지위와 차별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과 함께 대학의 자율성을 별도로 보장하고 있다.
이는 대학이 국가 교육행정의 단순한 집행기관이 아니라, 학문과 교육, 인사와 운영에서 독자성과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는 헌법적 선언이다.
특히 사립대학은 고유한 교육철학과 건학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기독대학이 건학이념에 찬동하는 교원을 임용할 수 없다면, 기독교적 인재를 양성한다는 설립 목적을 온전히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므로 대학의 교원 임용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초·중·고교보다 더욱 신중해야 한다.
대학 구성원의 자발적 선택과 대학교육의 전문성, 종립대학의 설립 목적을 충분히 고려해 기독대학의 교수 임용 자율성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
▣ 기독대학은 과연 안전한가
오늘의 현실에서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렵다. 2024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숭실대학교에 교직원 채용 자격을 기독교인으로 제한한 정관과 인사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숭실대학교는 기독교 정신으로 출발한 대학의 설립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교직원의 신앙 요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2025년 3월 숭실대학교가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외에도 이미 한남대학교, 성결대학교, 총신대학교에도 유사한 권고가 내려진 바 있다. 이들 대학 역시 교직원은 단순한 근로자가 아니라 건학이념을 함께 구현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며, 기독교 신앙은 종립대학의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본질적 요건이라는 이유로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러한 권고가 반복된다면 기독대학은 과연 자신 있게 기독교 정신에 따라 교수를 임용하고 학생을 교육할 수 있겠는가. 건학이념을 교수 임용에 반영하지 못한다면 기독대학은 이름만 기독교대학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위기가 기독대학의 쇠퇴를 알리는 경고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오히려 한국교회와 기독대학이 다시금 건학이념과 교육의 사명을 굳게 붙들고, 신앙과 학문을 겸비한 교원을 세우는 일의 중요성을 새롭게 자각하는 거룩한 각성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함승수 교수
<명지대학교, 사)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사무총장, 동안교회 협동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