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영남신대 교회목회연구소, 1회 길 위의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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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역사, 다음세대로 잇는 신앙

역사 의식의 부재 넘어 신앙 전승의 길로

영남신학대학교 교회와목회연구소(소장 이혜정 교수)는 지난 8월 7일 자천교회(손산문 목사 시무)에서 ‘예수 따라 길 따라 길 따라 예수 따라’라는 주제로 제1회 ‘길 위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교회의 역사를 단순한 과거의 기록으로 머물게 하지 않고, 믿음의 선진들이 걸었던 길을 오늘의 신앙과 목회 속에서 이어가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교회의 역사를 현장에서 배우고 기억하며, 눈에 보이는 유형의 신앙 유산에 담긴 무형의 신앙 정신을 발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오늘의 목회와 신앙으로 이어받아 다음세대에 신앙의 기억을 전승할 책임도 함께 나누고자 마련했다.
길 위의 세미나는 교회와목회연구소 소장 이혜정 교수 인사 및 세미나 취지 및 소개, 본보 연재 취지 설명, 손산문 목사가 ‘예수 따라 길 따라, 길 따라 예수 따라’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이혜정 교수는 “이번 ‘길 위의 세미나’는 강의실을 벗어나 선교사들과 믿음의 선진들이 걸었던 신앙의 경로를 직접 밟으며, 오늘도 우리를 인도하시는 예수님을 다시 만나기 위해 마련됐다”며 “서울과 강화, 수원 지역을 시작으로 제주도와 만주, 연해주, 일본 등 복음이 퍼져나간 역사를 따라 탐방의 지평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와 복음의 확장 경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길 위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자천교회 손산문 목사(총회 역사위원회 전문위원, 본보 필진)는 주제와 더불어 ‘신앙의 역사성과 전승’에 대해 강의했다.
손산문 목사는 “한국교회는 신앙 선배들이 남긴 신앙 정신과 신앙 생활 등 무형의 유산에는 어느 정도 관심을 가져왔지만, 예배당과 문서, 유물처럼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유형의 유산에는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그 결과 역사적 가치가 높은 예배당들이 훼손되거나 사라졌다”며 “특히 한국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1970~80년대에는 늘어나는 교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새 예배당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깊은 역사성을 지닌 옛 예배당까지 철거하는 일이 많았다. 외형적인 성장에 비해 신앙의 성숙과 역사 의식이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손산문 목사는 “성장과 성숙은 언제나 함께 가야 한다. 현실적인 필요에 따라 새로운 예배당을 건축할 수 있지만, 역사성과 신앙적 가치를 지닌 옛 예배당까지 무조건 없애서는 안 된다”며 “여수 장천교회는 1920년대와 1970년대, 2000년대에 지어진 예배당이 함께 보존돼 과거와 현재의 예배당이 공존하는 귀중한 현장이 됐다.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면서도 이전 세대의 신앙 흔적을 지켜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회에는 예배와 교육, 선교와 봉사의 사명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역사를 다음세대에 전하는 ‘신앙 전승의 사명’이 있다”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넌 후 열두 돌을 세워 하나님의 역사를 후대에 전했던 것처럼, 교회도 눈에 보이는 유형의 유산을 통해 신앙의 기억을 구체적으로 전해야 한다. 열두 돌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인도하셨음을 다음세대에 증언하는 유형의 신앙 유산이었다”고 했다.
손산문 목사는 “한국교회는 교육을 강조해 왔지만 대부분 당대의 신앙교육에 집중했을 뿐, 이전 세대의 신앙을 다음세대로 잇는 전승의 개념과 유형 유산의 중요성은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며 “사도적 전승을 이어받은 교회라는 정체성을 생각할 때 신앙 전승은 부수적인 일이 아니라 교회가 반드시 감당해야 할 본질적인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독교 역사 탐방의 방향에 대해서는 “오래된 건물과 유물을 구경하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유형의 유산에 담긴 무형의 신앙 정신을 발견하고, 교회사와 일반 역사를 함께 살피며 하나님께서 그 시대와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셨는지를 신학적으로 성찰해야 한다”며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단순한 스토리를 넘어 그 의미를 오늘의 신앙과 목회에 연결하는 신학적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산문 목사는 옛 예배당의 남녀 칸막이를 사례로 들며 “초기 한국교회 예배당의 칸막이는 남녀유별이라는 당시의 문화가 반영된 것이지만, 말씀을 듣고 신앙이 성장하면서 높았던 칸막이가 점차 낮아지고 마침내 사라졌다”며 “이는 무한한 복음이 한정된 문화의 그릇에 담겨 역동적으로 작용하고, 복음이 문화와 충돌하거나 문화를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유형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또한 “초기 선교사들은 복음의 본질에 어긋나는 요소는 분명히 바로잡았지만, 비본질적인 문화 요소는 복음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변화하도록 어느 정도 수용했다”며 “역사 현장을 제대로 탐방하면 건물의 구조와 작은 흔적 하나에서도 복음과 문화의 관계, 선교 방식, 신앙 공동체의 변화 과정을 읽어낼 수 있다”고 했다.
손산문 목사는 “교회사와 일반 역사를 서로 분리해서 바라보는 이원론적 역사 이해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은 교회의 역사뿐 아니라 일반 역사도 다스리신다”며 “교회사와 민족사를 하나의 시간선 위에서 함께 살필 때 시대의 위기 속에서 교회를 성장시키시고 민족과 함께하도록 이끄신 하나님의 섭리를 더욱 깊이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탐방은 현장의 정보를 습득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유형의 신앙 유산에 대한 자각과 역사 의식을 갖고 그 안에 담긴 신학적 의미를 발견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전문적인 안내를 받은 참가자들이 각자의 교회와 다음세대 교육 현장에서 신앙의 유산을 새롭게 해석하고 전승하는 역할을 감당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길 위의 세미나’는 오는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과 강화도, 경기도 일원에서 탐방 세미나를 진행한다. 탐방단은 △서울지역의 한국기독교박물관(숭실대),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절두산순교성지, 정동선교부, 연동선교부 △강화도지역의 초지진 및 광성보, 갑곶나루터,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강화중앙교회, 교산교회, 온수리성당 △경기지역의 수원동신교회, 제암리교회, 3·1운동순국기념관, 매봉교회 등을 탐방할 예정이다.
/박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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