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강단] “사자보다 더 위험한 꿀” (사사기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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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은 태어나기도 전에 하나님께 구별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어머니에게 “그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구별된 사람 삼손에게서 좀처럼 ‘구별됨’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발은 자꾸 블레셋을 향했습니다. 딤나로 내려가 블레셋 여인을 보고는 부모에게 아내로 데려와 달라고 요구합니다. 부모가 만류했지만 삼손은 말합니다. “내가 그 여자를 좋아하오니 나를 위하여 그 여자를 데려오소서.” 여기서 ‘좋아하오니’는 문자적으로 ‘내 눈에 옳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뜻보다 자기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이 선택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그런 삼손의 선택까지도 블레셋을 치시는 섭리 가운데 사용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인간의 잘못된 선택까지 사용하신다는 사실이 그 선택 자체를 옳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삼손의 문제는 블레셋 땅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블레셋이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예배하고 찬송하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과 선택, 욕망과 가치관까지 들여다보면 세상과 무엇이 다른지 스스로 물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떠나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세상 속으로 보냄 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세상 속에 사는 것과 세상이 내 안에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세상이 성공이라 부르는 것을 우리도 성공이라 부르고, 세상이 부러워하는 것을 우리도 부러워하며, 세상이 옳다고 하는 것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앞세운다면 우리의 구별됨은 어디에서 나타나겠습니까? 

삼손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의 몰락은 들릴라를 만난 사사기 16장에서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작은 경계들이 조금씩 무너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것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을 기록합니다. 삼손이 전에 죽였던 사자의 주검을 다시 보았는데 그 안에 벌떼와 꿀이 있었습니다. 삼손은 손으로 꿀을 떠서 먹으며 길을 갔습니다. 문제는 꿀이 달다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그 꿀이 어디에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삼손은 하나님께 구별된 나실인이었습니다. 그에게는 다른 사람보다 더 민감하게 지켜야 할 거룩의 경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점점 그 경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그렇게 했는데도 당장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삼손에게는 여전히 힘이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그는 놀라운 능력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착각합니다.

“아무 일도 없으니 괜찮겠지.”

“여전히 일이 잘되니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것이겠지.”

그러나 능력이 남아 있다는 것과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이것이 삼손의 비극이었습니다.

신앙의 무너짐은 대부분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작은 타협에서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마음이 불편하지만 반복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경계가 사라집니다.

사자는 위험하기 때문에 경계합니다. 그러나 꿀은 달콤하기 때문에 경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삼손에게 사자보다 더 위험했던 것은 어쩌면 꿀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손에는 어떤 꿀이 들려 있습니까?

사람들은 모를 수 있습니다. 여전히 예배드리고 직분을 감당하며 사역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나만 아는 작은 타협, 오래전에는 불편했지만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버린 어떤 것이 있지는 않습니까? “혹은 잘못인 줄 알면서도 자신의 욕망을 이기지 못해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까?” 삼손은 사자를 찢을 만큼 강했습니다. 훗날 성문을 뽑아 어깨에 메고 올라갈 만큼 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기 마음과 욕망을 지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이기는 힘만이 아닙니다. 자신을 지키는 거룩함입니다.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합니다.

“나는 누구에게 속한 사람인가?”

삼손은 하나님께 구별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입니다.

달콤하다고 다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할 수 있다고 다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람에게는 성공보다 거룩이 중요하고, 능력보다 순종이 중요합니다.

사자를 이기는 사람보다 더 강한 사람은 꿀 앞에서 자신의 손을 거둘 줄 아는 사람입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가 이것이길 바랍니다.

“주님, 사자를 이길 힘만 주지 마시고, 꿀 앞에서 손을 거둘 수 있는 거룩함을 주옵소서.”

김 숙 목사

<천안 석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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