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언덕 위에 다시 밝혀진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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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화교회 재건 공사는 2026년 3월 10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산불로 예배당과 사택을 잃은 지 약 1년 만이었다. 많은 교회와 단체, 성도들의 기도와 후원 가운데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7월 24일 마침내 준공검사를 마쳤다.

새 예배당은 유럽 알프스의 집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완공됐다. 언덕 위에 교회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 성도들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도 기뻐했다. 산불로 사라졌던 마을의 오랜 상징이 제자리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교회 건물 하나가 다시 세워졌을 뿐인데 마을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산불 이후 언덕을 바라볼 때마다 허전함과 아픔을 느꼈던 주민들에게 새롭게 세워진 교회는 회복과 희망의 표지가 됐다. 밤마다 다시 밝혀지는 십자가의 불빛은 하화리가 화마에 무너지지 않았으며 다시 일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때마침 서울 구로동에 있는 구로문교회에서 농촌교회를 섬기기 위해 31명의 단기선교팀이 찾아왔다. 재건된 하화교회를 방문한 첫 외부 교회였다. 구로문교회는 8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정성껏 음식을 마련해 마을잔치를 열고 주민들을 섬겼다.

하화교회가 123년 동안 마을에 있었지만 믿지 않는 주민들 가운데는 언덕 위의 교회까지 한 번도 올라오지 않은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마을잔치에는 많은 주민이 교회를 찾아왔다. 90세가 넘은 어르신들까지 언덕을 올라와 새롭게 세워진 예배당을 둘러봤다.

주민들이 “교회를 참 아름답게 잘 지었다”고 칭찬해 주었을 때 마음속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예배당이 다시 세워지길 간절히 바랐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교회는 성도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산불로 상처받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기뻐하고 위로받는 공간이어야 했다.

하화교회는 이제 오래된 교육관을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다. 노래교실과 건강교실 등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사회를 섬기고자 한다. 주민들이 교회에 편안하게 찾아와 서로 만나고 교제하며 산불로 입은 마음의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 하화리에는 아직 7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주변 마을까지 합하면 150명이 넘는다. 비록 하화교회의 성도는 많지 않지만 우리가 품고 섬겨야 할 이웃은 결코 적지 않다.

산불은 예배당과 사택을 앗아갔지만 하화교회의 사명까지 태우지는 못했다. 오히려 이번 재건을 통해 교회가 마을과 더욱 가까워지고 주민들의 아픔을 품어야 한다는 사명을 새롭게 깨닫게 됐다.

하화교회는 산불로 상처 입은 주민들을 더욱 정성껏 섬기며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되고자 한다. 언덕 위에 다시 밝혀진 십자가의 불빛이 이 마을을 비추고, 절망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전하길 기도한다.

최종복 목사

<하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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