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우리는 만날 때마다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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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현재 목회하고 있는 서울관악노회 월드비전교회는 1967년 故 안길중 목사님께서 개척해 설립한 교회로 내년이면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짧지 않은 역사이지만 담임목회자는 2명으로, 설립자인 초대 안길중 담임목사님은 원로목사로 추대받은 후 10년 남짓 후임목사의 기도의 동역자요, 든든한 울타리와 같은 역할을 하시다가 천국으로 입성하셨고 필자는 2대 담임목사로 24년째 목회 중이다. 원로목사님과 함께 지냈던 시간이 많이 그립다. 필자는 그 시간을 ‘아름다운 동역’이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말은 아름다운 동역인데 우리는 만날 때마다 싸웠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무척 의아할 것이다. 

우리는 만날때마다 싸웠는데 그냥 말로만 싸운 것이 아니라 몸으로도 싸웠다. 무슨 내용이냐 하면, 관계가 좋은 사람들이 만날 때는 늘 식당에서 만나지 않는가? 우리는 사무실에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 사무실에서 만나는 만남은 썩 좋은 만남이 아니다. 사무적인 대화는 그렇게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적인 정감이 있는 만남, 사랑과 감사를 나누는 만남은 식당에서 만나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지나온 이야기도 하고, 목회 이야기도 하고, 교회의 미래를 위해 함께 마음을 모으기도 한다. 

그 만남 속에는 후임목사를 위한 원로목사님의 격려도 있고, 조언도 있고, 지혜도 있다. 아울러 전임목사님에 대한 후임목사의 위로도 있고, 감사도 있고, 존경도 있다. 

그런데 싸웠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시간이 많으신 원로목사님은 언제나 일찌감치 오셔서 식사비도 미리 다 지불해 놓고 기다리시고, 필자는 뒤늦게 와서 식사대접 한다고 한다. 

그러나 식사가 끝날 무렵 슬쩍 나가 계산을 하려고 하면 이미 벌써 계산이 다 끝나버렸다. 그래서 대판 싸움이 벌어진다. 카운터에 계신 분에게 “취소해라, 이 카드로 다시 계산해라!” “아니다. 다 계산 끝났다!” 서로 말싸움에서 시작해서 옥신각신하다가, 카드를 뺏고 빼앗기를 거듭하는 등 항상 몸싸움으로 끝나는데, 휴전은 언제나 “그러면 좋다, 오늘은 이렇게 이렇게 하고, 다음 식사 때에는 저렇게 저렇게 하자”라고 철썩같이 약속을 한다. 그러나 언제나 다음에도 여전히 이 싸움은 재발한다. 마치 사랑싸움처럼 말이다. 

이런 관계였으니 아름다운 동역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니 목사님의 자제분은 “우리 아버님은 당신의 인생에서 목회 은퇴 후 10년을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하셨습니다. 그러니 아버님의 묘소에 후임목사님의 이름으로 비문을 새기면 가장 기뻐하실 것입니다”라고 해 그렇게 했다. 우리 목사님은 지금도 하늘나라에서 우리 교회와 성도들 그리고 후임목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실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일방적으로 사랑하셨듯이 필자는 동역의 기간 동안 원로목사님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사랑과 은혜를 입었다. 자연히 신뢰와 존경의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원로목사와 후임목사가 상호 신뢰와 존중의 관계 속에서 하모니를 이룬다면 그 교회는 생동하는 교회로, 질서 속에서 샬롬의 공동체로 든든하게 서갈 뿐만 아니라 성도들의 신앙생활, 교회생활의 만족도를 크게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원로목사와 후임목사의 관계는 상호견제나 단절이 아니라 상호 존중 그리고 아름다운 동역의 관계로 발전해가야 한다. 아마 이러한 교회의 후임목사는 선한 리더십이 더욱 강화될 것이며, 목회적 역량을 마음껏 펼쳐가므로 목회가 더욱 행복하고 생명의 열매로 풍성하게 될 것이다. 

오늘도 필자는 원로목사님을 기억하며 감사의 고백을 한다. “원로목사님! 우리 교회는 천하에서 가장 행복한 교회, 참 좋은 교회입니다. 지금도 우리 교회는 목사님의 기도로 살고 있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안식하소서.” 

김영철 목사

<월드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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