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는 역대급 폭염이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교회 봉사자들의 노고도 만만치 않다. 교회는 대부분 무급으로 사역하는 봉사자들의 헌신에 의해 유지되고 지탱이 된다. 항존직분자들 뿐만 아니라 교회 청년들 심지어 교회학교 학생들까지 온 교회가 하나 되어 교회의 각 분야를 맡아서 봉사하니 교회는 생동감이 넘치고 활력이 있고, 또 그 힘으로 세상을 섬기고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세워 갈 수 있게 된다.
필자가 섬기는 월드비전교회는 교회의 많은 사역 가운데 코이노니아(친교)가 활발하고 왕성한 편이다. 우리 교회는 남녀노소가 함께 하는 모임을 여러 가지 이름으로 비교적 자주 갖는 편인데, 세대 간 소통과 협력에 많은 도움이 되고 교회의 힘을 모으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 그런데 그 중심에 교회 식당이 존재한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 인상적인 한 줄 대사가 나온다. 영화에서 인민군 장교는 동막골 촌장에게 전쟁 속에서도 마을 주민들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이끄는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 물음에 촌장은 무심한 듯 한마디 하는데, 그 말이 바로 “뭐를 마이 먹여야지”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교회 식사 인원이 많이 늘면서 여러 차례 “식비를 받자”는 장로님들의 제안을 반려한 바 있다. 그리고 새성전을 건축하면서 식당을 제일 높은 층에 배치해 성도들로 하여금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못지않은 전망을 누리게 하고, 주방을 크게 공간 구성해 봉사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주방 사역을 하도록 배려했다. 이러한 모든 것은 성도들로 하여금 예배를 통해 예배의 감격을 누리면서 영의 양식을 배불리 먹게 하고, 교회 식당에서 맛있게 식사하도록 해 영육의 만족과 기쁨을 누리게 한다는 소박한 목회철학의 반영이었다. 그만큼 우리 교회의 식당은 목회의 중심이요, 성도들을 위한 따뜻한 환대의 중심이다.
필자는 우리 교회 식당이 행복의 샘이 되어 성도들을 행복하게 하는 샘물이 펑펑 솟아 나오도록 늘 기도 한다. 그랬더니 우리 교회 식당 봉사자들은 정말 물불 가리지 않고 열심히 봉사하고 있고, 그래서 우리 교회는 주일에 조식과 중식을 다 제공한다. 그로 인해 식당은 기쁨·감사·웃음·행복이 끊이질 않는다. 필자는 주일 아침에는 꼭 장로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우리 식탁에서는 감사와 감탄의 고백없이 식사를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지난 연말, 새해를 준비하면서 우리 교회 당회는 색다른 결의를 한 바 있다. “새해부터 여름 휴가철에 식당 운영을 멈추고, 봉사자들이 쉼의 시간을 갖도록 배려하기로 하다.” 그래서 월드비전교회의 지역사회 봉사 사역 가운데 하이라이트인 ‘2026 사랑의 삼계탕’ 행사를 마친 직후 8월 두 주간 동안 교회 식당(주일 조식·중식) 운영을 일체 멈추고 가정별·소그룹별로 상황에 맞게 가족 외식 혹은 외부 단체식사 등으로 결행 했다. 목적은 주방 봉사자들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휴식 보장을 기하기 위함이었다. 부대 효과로 지역 상권의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다. 아울러 이런 기회를 통해 성도들은 ‘교회 식당이 이렇게 소중하구나’ ‘봉사자들이 이렇게 수고를 많이 하는구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교회(담임목사, 당회)가 교회 모든 봉사자들에 대한 이러한 배려가 없으면 교회 사역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지속 가능한 사역을 위해서라도 교회 봉사자들에 대한 쉼의 기회제공 등을 통한 배려가 필수적인 상황임을 교회는 인지하고 열린 마음으로 교회 봉사시스템이나 오래된 관행 혹은 전통들을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교회는 내년 여름부터는 식당 뿐만 아니라 아예 더욱 다양한 부서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기로 당회에서 이미 논의를 시작했다. 성도들은 ‘교회를 오래 다니다 보니까 별일이 다 있네!’라고 느껴질 정도로,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교회는 기존 시스템이나 전통 등에 묶여있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고 대응하고 변화해야 새시대, 새로운 세대 사람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나아가게 될 것이다.
김영철 목사
<월드비전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