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인간됨’이 중요한 시대

Google+ LinkedIn Katalk +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복잡한 계산과 방대한 데이터 분석뿐 아니라, 창의적인 글쓰기와 예술의 영역까지 AI는 놀라운 속도로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제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문학, 역사, 철학을 다루는 인문학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특별히 국제적인 전쟁과 국가 간 갈등, 그리고 국내의 정치적 혼란을 바라보면서 필자는 인간의 고유한 가치는 바로 사람 간의 신뢰와 도덕적 공감 능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경제학에는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라는 현상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각 주체가 오직 자신의 이익과 단기적 합리성만을 추구해 ‘똑똑한’ 최선의 선택을 할 때, 결과적으로 모두가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되는 비극적 역설을 말한다. 예를 들면, 각자는 교통신호를 위반하면 혼자 먼저 갈 수 있지만, 모두가 위반하면 교통지옥이 되는 셈이다.

만약 사회적 결정과 가치 판단을 오직 ‘합리성만 추구하는 AI’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AI는 개인에게는 완벽한 승리를 가져다줄지 몰라도, 사회 전체는 서로를 의심하고 배척하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거대한 함정에 빠질 위험이 크다. 나 혼자 살기 위한 이기적 최적화가 모여 사회 전체의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인류멸망의 길이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스템적 비극을 막아주는 유일한 브레이크가 바로 ‘신뢰’이다. 신뢰는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믿고 눈앞의 이익을 조금씩 내려놓을 때 형성되는 가장 강력한 사회적 자본이다.

신뢰 자본은 단순히 ‘남을 믿는 마음’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사회적인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을 견뎌내게 하는 유기적 힘이다. 배려와 양보, 공감 능력이 배양될 때 자연스럽게 신뢰가 형성된다. 타인의 고통을 내 것처럼 느끼는 공감은 연대감을 형성하며, 내가 지금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를 향한 양보와 배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AI는 타인의 감정을 데이터로 패턴화해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진심으로 타인의 아픔에 아파하고 상대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양보하는 ‘도덕적 결단’은 내릴 수 없다. 계산된 공감은 한계가 있으며, 진정한 신뢰는 계산 너머의 도덕적 마음자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과거 산업혁명과 정보화 시대에는 빠르게 배우고 정답을 찾아내는 ‘똑똑한 사람’이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답을 찾는 일은 이제 AI가 인간보다 훨씬 더 잘 해내지만,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회적 갈등의 양상도 복잡해지며, 획일적인 정답이 없는 도덕적·윤리적 난제들이 쏟아질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기술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정답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상처를 보듬으며 공동체를 유지하는 도덕적 가치 판단이다.

결국 AI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인재는 차가운 지성의 소유자가 아니라 약자에 대한 공감 능력을 갖춘 사람, 눈앞의 이기적 이익 대신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배려하고 양보할 줄 아는 도덕적 품성을 갖춘 사람이다.

AI가 인간의 지능을 대체할수록,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마음의 힘’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기술이 선사하는 풍요로움 속에서 고수해야 할 마지막 보루는 바로 서로를 향한 따뜻한 공감과 견고한 신뢰다. 우리 크리스천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할 것을 미래의 세상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