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公職)에 나아가면 자기 자식이 우선이 아니고 맡은 공직(公職)이 우선이 되어야 하고 오해 살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모 장관이 8개월 동안 결백하다고 외쳤는데도 국민들 중에는 아직도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8개월 동안 해명하느라 모 장관도 피곤할테고 국민들 중에도 스트레스 받아 지친 사람이 많다.
공직(公職)에 나가는 사람은 자녀들을 앞세우지 말고, 국민정서에 맞는 표현을 해야 한다. “난 공권력을 쥐고 있으니까, 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니까”라며 공권력과 정보를 이용하여 자녀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건 부모님들의 인지상정이다. 국민들도 고위공직(公職)자는 으레 그러려니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직(公職)에 나가면 참아야 한다. 자녀를 위하는 열변은 참아야 한다. 어찌 보면 공직(公職) 때문에 역차별을 당한다. 국민들 눈에 공직(公職)자가 공권력을 이용하여 자녀에게 편의를 봐준다는 걸 느끼지 않도록 처신을 해야 한다.
상급기관에서 하급기관에 자녀의 능력이나 몸 상태를 말하고 갈 수 있는 기관이나 부대를 물어 보면 하급기관에서 능력이나 몸 상태에 맞는 법이 뭔가를 찾아보기 보다는 무조건 좋은 부대나 기관이나 보직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 잘 봐달라고 부탁하면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다면서 곧이곧대로 교과서적인 답만 하는 게 정상이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나 장관이나 고위공직자가 되는 건 나도 좋지만 가족도 좋고 가문에 영광이다.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목적이 자녀를 위한 출세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의 사명감이 우선되어야 한다.
벨기에 리에주에 있는 육군사관학교 훈련장에서는 지난 2일부터 올해 신입생 170명이 4주짜리 기초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이 훈련에는 벨기에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엘리자베트 테레즈 마리 엘렌(19) 공주도 참가하고 있다. 엘리자베트 공주는 사격을 배우고, 행군을 하며 진흙탕 위에서 포복을 했다. 푸시업을 하며 체력을 기르는 모습도 공개됐다. 왕실은 엘리자베트 공주가 실탄으로 사격 훈련을 하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신입생 훈련을 맡은 교관은 “공주의 훈련을 맡게 된 것은 영광이지만 우리는 공주도 다른 생도들과 똑같이 대한다”고 했다. 벨기에 왕실에서는 왕위 계승 서열 1위가 육사에 들어가 군사훈련을 받는 전통이 있다. 필리프 국왕도 마찬가지였다.
공(公)적 철학이 없으면 힘들어 공부 안 하고, 교회 부흥을 위해 열심을 내지 않고, 기업을 일으키려 정열을 바치지 않을 거다. 지난날 역사를 보면 아직도 귀감이 되는 관리는 전부 청렴하고 정직했다. 좀 지나친 말로 어떤 충신은 죽고 난 뒤 그 집 쌀뒤주에 쌀 한 톨 없더란 말도 있다.
이상조 장로
<경서노회 은퇴장로회 전회장 · 선산읍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