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선교사와 두 가정 조선(朝鮮) 선교사들이 부임하여 선교사역을 시작한 선교지의 이름은 당시 행정구역상 래양현(萊陽縣)으로 불렸던 지역이다.
1937년부터 1957년까지 산동(山東) 선교사로 일했던 방지일 목사의 의견에 의하면 우리 총회가 이미 중국에 선교하고 있는 미북장로교 선교부와 중국교회에 조선 선교사 파송에 대하여 의뢰하였을 때 표면상으로는 옳다고 칭찬하였으나 속으로는 어린 교회가 벌써 무슨 선교를 할 수 있으랴 생각하여 산동성(山東省) 복판에 위치한 한 마을 래양(萊陽)을 선교해 보라고 시험삼아 추천하였다고 한다.
래양 선교는 1913년 김영훈, 박태로, 사병순 선교사가 래양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서양 선교사에 의해 진행되었다.
사실 1912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조직되고 1913년 산동에 선교사를 파송하여 선교를 시작할 때에 이미 오래전부터 산동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던 미(美)북장로파 산동(山東) 선교부의 자문을 받으며 시작하게 된다. 미북장로회의 산동선교는 산동의 여러 지방에서 실시되었으며 1861년에서 1913년까지 9개의 선교지구를 확장하였다.
미북장로회의 산동구 가운데 처음으로 시작된 곳은 등주(登州)이며 1861년에 시작된다. 미북장로회는 천진과 북경 조약 후에 몇몇 선교사를 산동성 등주와 연태, 제남 등 여러 지역에 파견하였다.
연태 선교는 1862년에 시작되었고, 제남은 10년이 지난 1872년에 시작된다. 1882년에 유현, 1890년에 기주부, 1890년에 제녕주, 1899년에 청도, 1905년에 기현, 1913년에 화등현에 선교부가 설립되었다.
산동성 등주 선교는 1861년 중국 영파에서 온 예유사(倪維思)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는 중국 산동에서 중국교회의 자립(自立), 자양(自養), 자전(自傳) 방법을 실시한 인물이다.
예유사에 이어 감(甘) 목사도 도착하였으나 1862년에 사망하였다.
중국 상해에서 약 5년간 활동하던 매리사(梅理士)는 1862년 등주에 도착하였으며 그는 중국에서 38년 동안 활동하였다.
1864년 적고문(狄考文, Rev. Calvin W Mateer) 목사가 역시 등주에 이르렀으며 교회 인재훈련을 시키기 위해 중학을 열었으며 이 학교는 제남대학의 전신이 되었다. 적고문 목사는 산동에서 45년 거주하면서 중국인들의 구령사업을 위해 힘썼다.
산동성 연태 선교는 1862년에 중국 영파에서 건너 온 맥가체(麥嘉締) 의사에 의해 시작되었다. 의사 맥가체는 1865년 다시 영파(寧波)로 갔으며 그가 떠나기 전인 1864년 곽현덕(郭顯德, Rev. Hunter Corbett) 목사가 연태에 이르게 된다. 미국인 곽현덕 목사는 1864년부터 50여 년 동안 산동성 연태 지방 선교를 위해 헌신하였다. 곽현덕 목사가 전도를 시작하여 처음으로 예수 믿은 중국인은 왕치(王治)라는 사람이었다.
왕(王) 씨는 200여 리의 먼 길을 찾아와 도(道)를 물었으며 그에게서 2개월 공부한 후에 귀가하여 친우들에게 배운 진리를 증거하였으며 조급하고 화를 잘 내던 그가 온유하게 변화되었다. 그의 처가 말하기를 “기독교가 만약에 이와 같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기독교가 사람들이 사악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을 수 없다. 나 역시 기독교인이 되겠다.”라고 말하였다. 왕치는 학자였으며 말재주가 있는 사람이어서 선교 사업이 큰 도움을 주었다.
산동에서 일한 선교사 가운데 이름난 사람은 바로 1881년에 미북장로회 파송을 받은 혁사(赫士, Mr. Haus)이다. 그는 적고문 목사가 설립한 중학(中學)을 대학(大學)으로 발전시켰다. 산동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 가운데 곽현덕 목사는 조선장로회의 산동선교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조선장로회는 미국 장로교 산동선교부와 관계를 맺었으며 산동성에 설립된 래양구회 역시 미국 장로교 산동선교부의 선교열매가 포함된 결과를 이어받아 이룩된 것이다.
즉 미국 북장로회 선교부의 산동선교 지역의 일부와 교회들이 조선장로회 파송 조선선교사회로 이양되면서 노회 조직으로 발전된 것이다. 즉 조선 선교사들이 단기간에 많은 결실을 맺어서 이룩된 노회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미국 선교사 곽현덕 목사는 산동성 연태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선교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당하면서도 복음을 전하였다. 그는 병원과 교회를 설립하면서 복음 사역을 감당하여 오늘날 연태에는 그가 세운 진료소가 큰 병원으로 발전하였고 교회 역시 많은 영혼과 육신을 치료하는 지역의 중심적인 영적 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곽현덕 목사는 중국인들에게 배척을 당하여 한지(寒地)에서 밤을 새우면서도 복음 전파의 노력을 멈추지 아니하였던 위대한 개척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산동성 선교의 공로자 곽현덕은 1916년 당시 82세로 연태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 파송으로 선교지를 시찰 온 심익현, 이일영 목사를 만나 선교사 토마스 목사를 배척하고 살해했던 한국이 먼저 기독교를 받은 중국에까지 선교사를 파송한 사실에 매우 놀라고 감사하다는 내용의 감상을 말하였다.
곽현덕 목사가 중국에 처음 와서 전도하여 처음 얻은 교인이 래양성 내 왕(王)모요, 그 후 사오십 년간 외촌 등지에는 교인이 생기되 성내에는 한 명의 교인도 생기지 아니하였으며 1912년에 이르러 복음당을 설립하고 중국 전도인과 미국선교사가 거주하면서 전도하되 교인은 생기지 아니하고 있던 중이었다.
1913년 가을 조선인 선교사 김영훈, 사병순, 박태로 목사 일행이 래양에 도착, 언어를 배우면서 선교한 후로 몇몇 교인을 새로 얻고 부근 각촌에 본래 있던 교인 5~6인을 합하여 래양 성내(城內)에 마침내 교회를 세우게 되었다.
김교철 목사
<전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GMS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