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코로나 이후, 변화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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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는 이제 우리의 문화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면서, 생성된 방역 생활지침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문화를 가져왔다.
새로운 문화는 직접 만나서 실행했던 일들을 컴퓨터,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만나는 비대면(언택트) 문화로의 전환이다. 문화는 소통인데, 직접 만나서 이루어지던 모든 것을 되도록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교회 공동체는 그동안 목청껏 찬송하고, 큰소리로 기도했다. 주일 오전 예배 후에는 시끌벅적 즐겁게 식탁공동체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젠 모든 것이 멈췄다. 현장 예배가 아닌,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예배는 준비되지 않은 교회에 많은 혼란을 가져왔다. 하지만 교회는 주저앉지 않고, 점차 적응해 가고 있다.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방송 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하고, 모바일과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여 교회 현장에서 진행해 왔던 예배, 설교, 찬양 등을 시행해 나가고 있다. 주일예배, 주중 새벽기도, 매일 아침 큐티, 저녁예배, 온라인 기도실, 양육 단톡방 등 현장에서 이루어지던 사역이 온라인으로 다시 살아났다.

새로운 문화적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온라인으로의 전환은 다른 영역에서의 문화선교의 확장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코로나19의 불가피한 현실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비대면으로의 전환은 면대면 사회가 끝났다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영역의 확장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고 떠들썩하게 세미나며 포럼이 진행됐지만, 일반인들이 그것을 체감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직접 대면이 어려워지자 그동안 실행되어 왔지만 적극적이지 않았던 학교의 온라인 학습, 기업의 재택근무, 상품의 인터넷 주문이 가속화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온라인상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를 맞이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그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면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명령을 통하여 전면 온라인 예배를 드려야 했다. 초기에는 온라인 예배만으로도 벅찼지만 수개월이 흐른 지금은 온라인상의 영역을 교회의 새로운 선교의 확장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목회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코로나19 상황의 비대면 문화는 4차 혁명으로 공론화되었으나 제대로 반응하지 않았던 교회가 적극적으로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제한적이지만 면대면 문화도 존재하고, 비대면 문화도 존재한다. 어떤 것을 고집하기보다 현실의 상황에 맞게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새롭게 다가온 비대면 문화에서 교회가 어떤 목회 방향을, 선교 방향을 잡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초연결 사회에서 우리는 온라인으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이쪽저쪽에서 휴대폰으로, 컴퓨터로 서로 연결되고 있다. 이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의 만남이다. 비대면 문화는 다른 의미에서의 면대면 문화와의 결합인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 세계가 두려움과 상처 속에 처한 현실에서 교회는 사회적 신뢰도를 회복함과 더불어 온 국민을 위로하고 힘을 낼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 지역에서 교회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아야 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문화법인(예장문화법인 허브)은 이번 가을에 ‘크리스마스 재즈앨범’을 제작하여 발매했다. 저작권 강화로 크리스마스 캐럴을 쉽게 접하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여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음원을 배포했다. 코로나19로 지친 크리스천과 넌크리스천 모두에게 크리스마스의 평화와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서다. 문화법인이 사회에 주는 위로다. 이제 일상의 문화로 전환된 코로나19의 변화 속에서 의연하게 교회가 가야할 길을 찾게 되기를 소망한다.
손은희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문화법인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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