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장과 사도행전 1장에 언급된 데오빌로
이라크는 여름(6~9월)이 길고 날씨도 뜨겁기 때문에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며, 집 구조도 긴 처마를 가진 단층 위주로 지어진 건물이다. 여가 활동으로는 거리의 전통 아랍식 찻집에서 담소하며, 중산층 이상의 경우엔 별도의 위락시설이 마련된 회원제 클럽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단조로운 생활 구조에도 불구하고 결혼식과 같은 경축행사가 있을 경우에 남에게 과시하려고 화려하게 치러지는 경향이 있다.
어려운 경제로 일부다처제임에도 한 명의 아내를 두고 있으며 두 명 이상의 아내를 둔 경우는 시골로 가야만 볼 수 있다. 치안 불안으로 아랍식 여가 문화는 위축되고, 폭발적인 정보욕구에 따른 인터넷, 위성수신기, 모바일 등의 정보통신 장비 사용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도심에서는 술집이나 카페, 서구식 클럽 등도 있다.
이슬람 95% 중에서 시아파 무슬림이 60%, 수니파 무슬림이 35%이다. 나머지는 기독교(3%)를 비롯한 소수종파이다. 중동 선교는 19세기에 시작되었다. 먼저 사역을 시작한 것은 이집트의 콥트교회이다. 아직도 이라크에서 선교사들은 콥트교회가 주로 사용하는 콥트어를 배운다. 1945년에 발견된 고고학적 백미인 나그 함마디 문서가 콥트어로 기록된 신약의 사본이기에, 이라크에서 콥트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지만, 중동에 있는 아랍공화국에서 기독교(이라크, 요르단,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 이집트, 수단)의 역사는 100~150년 전후로 미미하다. 이라크의 기독교인은 주로 콥트교회와 천주교에서 온 사람이고, 이라크인이 교회에 나오는 일은 드물다.
이라크 선교의 기원은 요나서로부터 사도행전으로까지 역사가 깊다. 요나가 니느웨에 복음을 전한지 수세기가 지나서 성령강림사건에 기록된 아라비아인은 예루살렘을 방문하였다(행 2:11). 바울은 회심 직후 아라비아에서 보냈기 때문에 열성적인 그의 선교가 아라비아 지역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 3일간 지낸 것과는 달리, 에베소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에로스 신이 물고기의 등을 타고 논다.
바돌로메가 아라비아의 남부지방을 자신의 사역지로 삼고 거기서 힘야르 부족을 복음화 시켰다. 225년에는 아라비아의 남서부 교구가 생겼고, 4세기 이후에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데오빌로라고 하는 니코메디아의 한 부제를 로마 대사 한 명과 함께 힘야르 지역으로 급파하였다. 데오빌로에게 감화를 받은 힘야르 왕은 많은 신하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필자가 새롭게 제안하는 이론은 바로 이 데오빌로가 누가복음 1장 3절과 사도행전 1장 1절에 언급된 인물이다. 그렇다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데오빌로에게 보내진 문서이기에 당시 제국의 수도인 로마를 경유하여 아라비아 지역인 이라크에 보낸 것이다. 처음에 데오빌로가 로마에 있었지만, 아라비아로 파견된 것에 발을 맞추어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도 로마를 경유하여 아라비아까지 전해진 것이다.
힘야르에 이어서 교회들이 다파르, 아덴, 사나, 그리고 호르무즈 등에 세워졌다. 교구는 4개로 늘어났고, 최소한 일곱 부족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또한 콘스탄티누스 때에는 아라비아 감독은 니케아 공회에 참석할 정도로(325년) 서남부에서도 기독교는 든든히 서갔고, 567년까지 200년 이상 지속되었다. 아라비아 중앙 및 남부지역의 교회는 동방교회와 협력관계에 있었고, 셀루시아의 감독을 그들의 영적인 지주로 생각하였다. 네스토리우스 이후 아라비아 교회는 로마 교회와의 접촉을 가졌지만 네스토리우스 교회의 일부였다.
아라비아 반도 북쪽에 위치한 이라크의 기독교 역사는 누가복음과 1장과 사도행전 1장에 등장할 정도로 데오빌로에게 두 책이 헌정될 정도로 이라크의 기독교는 특별하다. 이런 연유로 사도행전 2장의 아라비아인이 오순절에 예루살렘을 방문하여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귀국하여 시작될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되지만, 아직도 이슬람 국가의 한계와 고질적 정치인의 독재와 부패한 권력으로 인하여 이슬람 원리주의가 주도하고 있기에 이라크에서 하나님의 선교는 녹녹치 않다. 이라크의 비자 발급도 원활하지 못하다. 정유공장과 건설현장에 우리 노동자가 진출하고 있지만, 지난번 우한급성폐렴의 확진 사태로 모두 귀국한 상태라 그나마도 등을 기댈 수 있는 언덕도 사라진 상태이다. 하나님께서 이라크를 불쌍히 여기시고 다시 선교의 문을 속히 여시기를 기도할 뿐이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