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포럼] 1950, 백악관 안보회의

Google+ LinkedIn Katalk +

70년 전 냉전체제 하에서 우려했던 전쟁이 한반도에서 터졌다. 주말을 즐기던 워싱턴 정가는 비상이 걸렸다. 에치슨 국무장관으로부터 한국전쟁 소식을 보고 받은 트루먼 대통령은 즉시 백악관 안보회의 소집을 명하고 자신도 주말 휴식을 중지하고 백악관으로 향했다. 워싱턴 지휘부는 잔뜩 긴장한 가운데 일요일(6월 25일) 오후 7시 45분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제1차 안보회의가 소집되었다. 트루먼 대통령, 애치슨 국무장관, 존슨 국방장관, 육해공 3군 장관, 브래들리 합참의장, 국무성의 웹, 러스크, 힉커슨, 제섭 육군 참모총장, 서먼 해군 작전부장, 반데버그 공군 참모총장 등 주요 인사 14명이 참석했다.

이 회의에서 북한의 무력침공은 평화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①적대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38선 이북으로 철수할 것을 결의하였다. ②미 해·공군력을 동원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의 철수를 돕고, ③맥아더 극동군사령부가 서울을 방어하는데 필요한 무기, 탄약 등 장비와 물자를 한국에 지원하는 것을 허용했다. ④중공의 대만에 대한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제7함대를 필리핀으로부터 북상하도록 명령해야 한다고 제안되었다. 그러나 전면적인 군사지원은 허용되지 않았다.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불과 29시간 만에 안보회의가 소집되고, 한국 지원을 결정했다는 것은 기적이었고, 하늘이 도와준 ‘하나님의 은총’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기본입장은 핵무기에 기반을 둔 세계전략이 우선했다. 더구나 지상군은 1,200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1/8로 감소되었으므로 한국에 지상군 파견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을 방치하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무초대사는 한국군과 정부가「냉정하고도 유능하게 상황을 잘 처리하고 있다」불안감은 있을지라도 심리적 공황(패닉, panic) 상태에 빠지지는 않고 의연하게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고해왔다.

제2차 안보회의가 6월 26일 오후 9시(한국시간 27일 10:00)에 개최되었다. 이때는 북한 군의 탱크가 서울 북쪽 의정부를 지나 창동으로 쇄도하는 중이었다. 브레들리 합참의장은 최근 정보를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북한의 전차가 서울 교외에 침입 중이며 완전한 붕괴가 절박하다. 그 이유는 한국군에게는 전차와 전투기가 없기 때문이다.』브레들리의 절박한 보고를 들은 참석자들은 마음이 다급해졌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서둘러서 한국을 도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때 “한국군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맥아더의 충격적인 전문이 들어왔다. 이 보고를 접한 백악관 회의는 더 이상 지체할 것 없이 미 해·공군에게 모든 제한을 철폐하고, 전면적인 지원을 하라고 명했다. 또 공군에게 38선 이남의 모든 북한군의 군사목표에 대해 폭격할 것을 허용했다. 그러나 2차 회의에서도 지상군의 파견은 허용하지 않았다.
6월 29일 오후 5시, 제3차 안보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서는 미 공군의「38선 이북에 대한 북폭」이 허용되었다. 또한 그날 맥아더로부터 지상군 파견을 요청하는 전문이 도착했다. 제4차 안보회의가 6월 30일 오전 9시 30분 개최되었다. 4차 회의는 1차 회의 때만큼 중요했다. 맥아더가 요청한 지상군 2개 사단 파견을 만장일치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모든 군사적인 권한을 맥아더에게 부여했다. 그날 밤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8군 제24사단장 윌리엄 딘(William Dean) 소장에게 전화로 출동명령이 내려졌다.
딘 소장은 선발대로 제21연대 제1대대를 선정, 대대장 찰스 스미스 중령을 한국전선에 보냈다. 7월 1일 부산 상륙을 시작으로 총 1개 야전군(8군), 3개 군단, 9개 사단(해병 1개 사단 포함) 등 총 178만 9,000명이 참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54,000명이 전사했다. 희생을 각오하며 전쟁 첫날부터 번개처럼 재빠르게 한국을 도와준 미국! 우리는 미국의 고마움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하늘이 맺어준 깊은 인연, 그들에게 등을 돌리는 배은망덕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배영복 장로<연동교회>
• 한국예비역기독군인연합회 회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