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예수를 믿는 생활에서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일이 기도하는 일이니, 이는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라’는 기본적인 세 가지 계명에서의 가르침에서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예수를 믿는 많은 기독교인들은 평소에는 기도를 게을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지극히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기도를 하고 살아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것은 눈앞에 보이는 바쁘고 골치 아픈 일상생활을 처리하다보면 시간을 내어 기도하는 마음의 자세를 지니기가 쉽지 않은 것도 있지만, 큰 죄 짓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니, 내가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데 매번 하나님께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약간의 자만심도 작용하는 듯싶다. 그러나 신자는 물론 무신론자들도 일단 급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저절로 「하나님」 소리가 나오게 되고, 사태의 심각함에 따라 “이 난국만 잘 지나게 하여 주시면, 정말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여 앞으로는 더욱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겠습니다”라는 식의 기도를 자연스럽게 드리게 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정말 제대로 열심히 믿는 신앙인의 생활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다가 얼마 후에는 슬그머니 다시 옛날 식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친구가 있었는데, 사업도 열심히 하여 성공했고, 교회에도 열심히 출석하는 신앙인이었다. 어느 날 그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하여 커다란 손실을 받았음은 물론 이로 인해 정신적인 피해도 상당하였다. 분기탱천한 그는 어떻게 보복을 할까 고심하면서, 심지어는 극단적인 방법까지도 고려해 보았지만 곧 자신이 신앙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저를 이런 파탄에 빠뜨린 자를 하나님께서 응징해 주옵소서. 그런 자는 이 세상에 존재할 필요도 없는 악한 자입니다」라고. 그러나 기도를 하면서 그에게 들리는 어떤 음성이 있었으니 곧 「너는 남을 용서하지 못하면서 어찌 네 죄는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느냐? 네가 진정 예수를 믿는다면 오히려 그를 용서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품으라」는 것이었다. 그는 곧 평소 성경에서 배운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행하기는 지극히 어렵고, 또 형제가 너에게 잘못을 하였을 때에는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하라는 말씀을 모두 따르기는 어려워도, 한번쯤 더 그를 용서해 주리라 작정하였더니 오히려 분노가 가라앉더라는 간증을 듣고 그의 신앙심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미국의 41대 부시 대통령은 1991년 2월3일을 걸프전쟁을 위한 기도의 날로 선포하였고, 솔선해서 세계평화를 위하여 어서 속히 전쟁이 종식되기를 기도했다. 반면에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인 후세인도 마귀의 군대를 무찔러 달라고 항상 알라신에게 기도한다고 호언했는데 그 결과는 우리가 모두 주지하는 사실이다. 나의 행동은 옳고 또 신의 편에 있으니, 상대방을 징벌해 달라고 간구하는 것은 지도자가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서도 해서는 안 되는 자세로서 우리는 오로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만 회개하는 기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세상의 악을 징벌하고 벌주시는 것은 온전히 하나님의 고유 권한에 속하며 따라서 악인이 죄의 값으로 패망함은 인과응보인 것이기에 남을 저주하는 기도를 함은 본질을 망각하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고난을 감당하신 고난주간이다.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고 부활의 참뜻을 생각하는 기도가 필요한 주간이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