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6일 제384회 임시국회 제7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은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는데, 그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재인 정권에서 있었던 두 가지 사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교육부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2017년 9월, 교육부 직원이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집필 책임자인 진주교대 교수의 도장을 훔쳐, 자그마치 213군데를 고쳤습니다. 이 교육부 직원은 어제 재판에서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도장까지 훔쳐서 몰래 고친 213군데 중, 핵심은 무엇일까요? 이전의 국정교과서에서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로 되어 있던 것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다”로 바꾸고, 반대로 “북한 정권이 수립되었다”로 되어 있던 것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되었다”로 바꾸었습니다. 대한민국은 ‘국가’에서 ‘정부’로 격하시키고, 반면에 북한은 ‘정권’에서 ‘국가’로 격상시킨 것입니다. 즉, 우리 민족국가의 정통성이 북한에 있다고 바꿔쓰기 위해서 도장까지 훔친 것입니다.
둘째는 산업부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2019년 12월, 월성원전 1호기 폐쇄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공무원들이 일요일 한밤중에 사무실에 침입해 관련 문건 530건을 삭제했습니다. ‘바로 다음 날 감사가 나올 줄 어떻게 미리 알았느냐’는 질문에 ‘신내림을 받은 것 같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이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 산업부 공무원들은 현재 검찰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삭제된 파일 530건 중 핵심은 무엇일까요? 바로 ‘북한 원전 건설’과 관련된 10여 건의 파일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내에서는 ‘탈원전’ 운운하며 경제성평가까지 조작해 원전을 폐쇄하더니, 북한에는 국민들 몰래 원전을 지어주려 했던 것입니다.
두 사건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공무원이 몰래 저지른 범죄입니다. 둘째, 윗선의 지시 없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범죄입니다. 셋째, 둘 다 북한 때문에 발생한 범죄, 즉 ‘신내림’이 아니라 ‘북내림’ 범죄라는 것입니다.
이상이 정경희 의원의 발언의 주요 부분이다. 위의 사건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의 종교가 침묵해서는 안 되고,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지성인과 시민단체가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적어도 정의와 불의를 판단하고 옳고 그름에 대하여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의 사실은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 벌써 잊혀진 과거가 되고 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