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리더] 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며… 이 땅에 모든 장애인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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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을 제정한 지가 벌써 40년을 훌쩍 넘어섰지만 아직도 주변에 장애인에 대한 눈총은 고웁지가 않다. 나 역시 장애인을 생각하고 평안밀알에 발을 들여 놓은 지가 벌써 20년이 넘었다. 하지만 발만 들여 놓았지 실제적으로 직접적인 일을 크게 해 본 경험은 없는 것 같다. 사실, 장애인에 대한 마음은 그 전에도 늘 있었으나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모를 뿐더러 잘못 도왔다가는 괴리감(?)이 생길까봐 선뜻 나서질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20여 년 전 교회를 개척하면서 직접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간접적으로 돕기로 하고, 교회 설립 1주년을 맞이하면서 지역의 어려운 지체 장애인들에게 지역 장애인협회를 통해 5대의 휠체어를 기증한 것이 첫 걸음이었고, 매년 부활절 특별헌금 전액을 심장병 어린이 재단에 보내어 새 생명 살리기에 나름 위로를 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안밀알선교단의 한덕진 목사님과의 만남을 계기로 장애인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더 가까이 다가갈 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목사인 나로서는 육체적인 장애로 인해 살아생전 고생(?)을 하다가 죽어서 그 영혼까지 비참함을 당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기에 장애인들의 영혼에 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했기에 한 목사님으로부터 평택과 안성에 장애인 선교단이 발족된다고 하니 무엇보다 기쁨이었고, 나에게는 큰 위로였다.

특별히 젊은 목사님이 장애인 사역을 하겠다고 평택에 왔다는 것이 나를 끌리게 하였다. 그렇게 시작한 만남이 벌써 25년여의 시간들이 흘렀다. 주변의 많은 비난과 거절 속에 수많은 사무실 이전을 비롯한 어려움과 아픔 속에서 이제는 4번의 건축을 통해 평안밀알복지재단으로 서게 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라 아니할 수 없다. 그동안 참으로 말 못할 많은 아픔이 있었으나 이 모든 것을 잘 이겨내신 한덕진 목사님과 김혜선 사모님, 그리고 그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정을 잃지 않았던 이혜진 전도사님을 비롯하여 지금까지 함께 해 오신 이사님들과 모든 직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들의 아픔과 고난을 생각하면 더 힘쓰고 도와야 하지만 개척교회를 하는 나로서는 교회의 여러 가지 사정상 물질로 돕지 못하는 마음에 조용히 그만 두려고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사’라는 이름만 있었지 재정적으로 뒷받침되어 주지 못했기에 회의를 참석할 때마다 부담스러운 마음과 직원들을 뵐 때마다 괜한 자격지심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장 목사님의 간청에 아직까지도 붙잡혀 있지만 늘 죄송한 마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주일을 맞이한다. 매년 그들을 초청하고 함께 예배하며 식탁의 교제를 나누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하여 함께하지 못함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그들을 섬길 때마다 늘 고마운 것은 우리 교회 교우들이다. 마치 자기 가족인 양, 예배를 마치기가 바쁘게 삼삼오오 휠체어를 밀고 만나 홀로 향하는 모습이 고맙기만 하다. 교회의 어려운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여 년간 말없이 그들을 섬겨 주며, 식사를 도와주고, 떠날 때에 주차장까지 가서 배웅을 하며, 조그만 선물과 함께 음식을 포장해 품에 안겨 주는 배려의 모습이 늘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이 땅에 모든 장애인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라는 평안밀알의 표어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본다.

민경식 목사 (평택중부교회)

•예장합동 남수원노회 전 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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