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고 우리는 점점 이 땅을 떠나가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쌓아놓았던 물질도, 명예도, 사역도 다 내려놓고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자녀손들은 점점 자라가고 우리의 뒤를 이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땅에 남겨놓을 것이 무엇인가? 우리의 자녀손들이고 그들에게 남길 것은 신앙의 유산이다.
그래서 어린이주일을 맞이하는 이 땅의 부모들을 향하여 성경은 우리의 자녀들을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 친히 말씀하신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간단한 한 절의 말씀이지만 여기에는 자녀 양육의 심오한 진리가 담겨져 있다.
먼저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앱 6:4상)라고 명령하신다. 자녀들을 화나게 하지 말고 더 이상 상처를 주지 말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들의 지난 날의 상처까지도 치유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왜 주님께서 자녀들에 대한 신앙의 양육보다 그들의 상처에 대한 사랑의 치유를 먼저 말씀하실까?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그들의 성격과 행동과 신앙의 쓴 뿌리가 되어서 그들을 평생토록 불행과 고통으로 몰고 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나 하나님과의 관계까지도 다 무너뜨리고 말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나 하나님의 교회의 암적 존재로 살다가 불행하게 인생을 끝내버리는 사람들이 이 땅 위에 얼마나 많이 있는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It`s better to do something late than to never do it at all)”는 서양 격언이 있듯이 이제라도 우리 자녀들의 상처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그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용서를 통해서만이 그들의 상한 마음이 진정으로 치유를 받고 그들의 성격이나 행동이나 신앙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그들의 마음 밭이 치유되어야 주님 안에서 30배, 60배, 100배의 은혜와 평강과 축복의 삶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앱 6:4하)고 명령하신다. 우리가 아무리 자녀들의 지난 날의 상처를 사랑으로 치유하여도 그들의 마음 속에 신앙을 심어주지 않으면 세속적인 인간이 되고 만다. 그래서 신앙의 발달을 위한 행위적 훈련인 ‘교훈(παιδείᾳ)’도 하지만 그들이 잘못된 길로 갈 때는 말을 통한 훈련인 ‘훈계(νουθεσίᾳ)’도 하면서 예방과 치유를 통해 그들을 신앙으로 양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날 주님을 대신한 우리의 부모님의 이러한 교훈과 훈계가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장로, 목사가 되어 부족하지만 주님의 사명에 충성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또 다시 어린이주일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번 주님께서 맡겨주신 자녀 양육에 대한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의 자녀들을 위한 사랑의 치유와 신앙의 양육을 점검해본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김의식 목사
<치유하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