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윤석열이 가까이 하는 이들이 주로 교수라는 점도 약간은 우려스럽다. 오히려 민심 현장에서 뛰어본 정치인들과의 폭넓은 교제를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기문은 주변에 외교관만 두는 바람에 정무적인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윤석열도 법조인 교수그룹보다는 직업 정치인들과 교분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또 중도를 잡아야 한다. 기존의 보수 유권자만으로는 대권 쟁취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윤석열은 박근혜 문재인 두 정권에 맞섰다가 핍박받은 전례가 있다. 그 때문에 중도층이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건 사실이다. 그러나 제3지대로는 절대로 대선에 승리할 수 없다. 미우나 고우나 국민의 힘을 기반으로 대권에 나서야 한다. 우리 헌정사에서 제3지대로 대선에 나가 승리한 예가 전무하다. 윤석열이 제1야당으로 들어가 그 조직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번 4.7지방보궐선거에서 보듯이 현실 정치의 요체는 국민의 마음을 사는 것이다.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정무 감각으로는 정치판에서 버티기조차 힘들다. 윤석열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어떻게 할지 정리가 돼야 정치권 인사를 만날 수 있지 않겠냐며 여·야 모두 당내 개혁이나 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상황 아니냐며 내가 정치권 인사와 만나게 되면 밥만 먹고 헤어질 순 없는 것 아니냐는 말도 했다는데 이 대목에서, 윤석열이 아직 마음의 정리를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온다. 일각에서 말하는 중도층에 관한 이야기도 곱씹어 봐야 한다. 중도층을 기존 유권자 문법으로 이해하려고 해선 곤란하다. 이들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지지 정당과 후보를 마음대로 바꾸고 있다. 공고한 여당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20대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만 봐도 이들의 투표 경향을 짐작할 수 있다. 윤석열이 이런 중도층에게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사람들이 윤석열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중도층의 이성과 감성을 매료시킬 수 있는 창조적 파괴에 준하는 새로운 발상이 나와야 한다. 제3지대론은 사실 윤석열뿐만 아니라 제3후보라면 누구나 고민할 법한 대목이다. 제3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처럼 기존 정치권에 환멸을 느낀 여론을 등에 업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석열 측도 제3지대 시나리오를 세우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을지 모른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했다면 제3지대론은 탄력을 받았을 것이나 국민의힘이 승리한 이상 제3지대론은 명분이 약해졌다. 민주적 통제를 내세워 절차유린, 절대복종, 전체주의 586 속살이 드러나 국민도 이제 진실을 알게 됐다. 생각없이 우상을 따르는 가짜 진보시대는 끝나간다. 이제부터는 윤석열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의 목표지점이 어디인지 명확히 밝힐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지금이 위기다. 위기를 이겨내고 승리해야 한다. 윤석열은 그의 논문에서도 드러났듯이 중도보수주의자이다. 정치인이 갖춰야 할 요건은 대변화를 읽는 통찰력과 민첩한 추진력 그리고 선명한 메시지이다. 우리들은 오직 한·미 동맹관계를 통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활성화 되는 선교대국을 원한다.
[데스크창] “공정과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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