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설교를 들을 때에, 내가 기도할 때에, 내가 성경을 읽을 때에 은혜 받아 교회 내에서는 흠 잡힐 때 없는 신앙생활을 하는 걸 교과서신앙이라고 명명했다. 교과서에는 잘못된 게 없고 교과서대로 배워서 배운 대로 행하면 바른 신앙이라고 생각한다.
교회 안에서는 이 교과서 신앙대로 믿음생활하기가 순조로울 수 있다. 상하좌우 선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분위기 자체가 열심히 봉사하거나 남을 돕거나 거짓말 안 하고 착하게 행동하거나 해도 가식이라고 눈총 주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더 나아가서 내가 손해 보는 일도 없을 것이다.
또한, 교과서신앙은 행동하기 전 마음속에 있을 때는, 설교 말씀 듣고 은혜 받은 대로 기도하면서 응답 받은 대로 성경 읽으면서 깨달은 대로 그렇게 살아야지 야무지게 다짐하면서 그리스도인 모습이 유지된다. 교회 밖을 나와 가정으로 직장으로 모임으로 돌아와 사회생활 하면서 지켜나가는 믿음생활을 생활신앙이라고 명명했다. 교과서신앙은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생활신앙은 근래 돈 가치가 없는데 100원 정도는 거짓말해도 괜찮을 거야, 아니야 1원이라도 거짓말 하면 안돼, 혹은 선한 거짓말은 해도 괜찮을 거야, 아니야 선한 거짓말도 하면 안돼, 성경은 하나님께 바치는 헌금이 결과가 좋아도 창기가 번 돈은 안 받겠다고 하셨잖아라고 교과서신앙과 생활신앙이 마음속에서 싸운다.
지금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 지검장일거다. 어느 매체에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고 표현했고, 또 다른 매체에서는 장로라고 했다. 그런데 ○○○ 지검장이 잘한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잘못하고 있다는 사람도 많다. 이 분이 자기 교회 안에서 잘못한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몇 사람이나 될까? 거의 없을 것이다. 교회 밖에서는 이 분이 잘한다고 편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있다면 몇 사람이나 될까? 이런 분들의 마음속에는 교과서신앙과 생활신앙이 부딪쳐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겠고, 혹은 교과서적인 신앙에서도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니 생활신앙으로 당당하게 밀어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를 내려다 봐도 매일 기도하는 게 손해 봐도 참자, 억울해도 참자, 속이 천불 나도 참자, 참자, 참자, 참자인데 혼자 있을 때나 조용히 묵상할 때는 참아야지 하면서 교과서대로 잘 지켜지는데 막상 공동체에 섞이게 되면 생활신앙과 부딪쳐 괴로워할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교과서 신앙 즉 착한 기준은 성경이어야 한다. 불신자는 성경까지는 아니더라도 관습과 도덕윤리 기준을 통과하고 법과 자기양심에도 걸리지 않아야 한다. 정직하고, 공평하게, 정의롭게 살아가는 우리 신앙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
이상조 장로
<경서노회 은퇴장로회 전 회장·선산읍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