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형] 분노의 통증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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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이 무엇일까요? 지독한 통증은 ‘남편에 대한 분노, 증오감, 적대감 및 화’라는 마음의 병이었다. 정신의학적으로 두통, 편두통, 복통, 치통, 생리통, 관절통 등의 통증은 ‘분노의 표현’이다. 이분의 처방은 한 주먹 복용하던 진통제가 아니라 우울증과 분노를 조절하는 정신약물요법, 감정을 조절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TMS, transcranial stimulation therapy) 그리고 남편에 대한 분노에 대한 정신치료(개인 및 부부의 심리상담치료)였다. 

진료실에 함께 온 남편은 원인 제공자이기에 어쩔 수 없이 따라다니는 늘 죄인의 모습이었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편을 원망하며 사는 환자의 심리가 통증의 원인이지만 또 다른 동전의 뒷면에는 남편 탓만이 아니라 환자 자신에게도 원인이 있음을 인지하게 해 주었다. 

그것을 깨닫게 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고 믿음이 있었던 그녀는 그것이 치료에 명중하였다. 남편 탓만 하던 불평과 불만을 이제 자신을 향하여 내면의 검색하며 변화가 일어났다. 주님 내 탓입니다, 나의 문제입니다라고 고백하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삶의 달라졌다. 이제 삶의 얼마나 신이 나 있는지 기쁨이 넘치는 삶으로 변화되었다. 자다가도 아침에 일어나 보면 차가운 쪽 돗자리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스스로에게 놀라고 있다. 찬바람이 부는 저녁에 옥상에 올라가서 얇은 여름 옷을 입고 훌라후프를 돌리며 운동하며 지낸다. 

이제 치료가 다 되지 않았나요? 신이 나 있는 환자에게 저는 아직 치료가 멀었다고 했다. 놀란 환자는 저를 빤히 바라본다. ‘치료는 이제 시작입니다. 전 통증을 치료하는 의사가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을 치료해야 하고 더 나아가 부부가 회복되어 온전한 가정이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라고 말하자 환자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원망과 악밖에 없던 제가 울기도 한다며 그래도 좋아했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시무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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