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기증은 새 빛이 되어주는 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지난 7월 20일 새벽, 故 유종숙 권사(76세, 여)의 각막기증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갑작스럽게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은 유 권사는, 평소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액티비티 활동도 즐겨할 만큼 건강하고 활기찼고, 매사에 호기심이 많으며 적극적인 성정이었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금성교회(김태인 목사 시무)를 35년 간 출석하며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 왔다고 전한다.
유 권사는 지난 2018년 교회에서 진행된 생명나눔예배를 통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했으며, 당시 금성교회는 각막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수술비 300만원을 후원하기도 해 그 의미가 깊다.
요양병원에서 투병하던 유 권사는, 둘째 딸 강 씨를 불러 “내가 누군가에게 새 빛이 되어준다면,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우리 손녀에게도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 믿는다”는 내용의 각막기증을 당부하는 유서를 건넸다.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장애를 가진 손녀가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꿈꾸며, 자신이 먼저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소신을 밝힌 것이다.
지난 20일 오전, 하남마루공원에 마련된 유 권사의 빈소에서 가족들은, “마지막까지 다른 이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시며,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몸소 보여주신 어머니가 자랑스럽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우리들도 어머니처럼 생명나눔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성교회 김태인 목사는 “유 권사님은 큰 어른으로서 언제나 교회의 중심이 되어주는 분이셨다. 떠나는 순간까지 각막기증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신 모습은 많은 교인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박진탁 이사장은 “유종숙 권사의 각막기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장기기증을 애타게 기다리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환자와 가족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었으리라 생각된다”며 고인에 대한 애도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