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태양이 작열하는 낮에는 불볕더위와 열대야로 가만히 있어도 힘든 계절입니다. 해가 떠오르는 동해는 도시의 분주함과 더위를 피하여 피서온 이들로 붐비기 시작합니다. 한가로웠던 도로에 차량이 붐비고, 거리는 낯선 사람들이 겹쳐 지나갑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제한되었던 일상에서 꿈꾸던 바닷가로 추억을 남기고자 가족, 혹은 친구, 연인들이 강렬한 기대로 찾아오는 해안 도시는 더 뜨거워집니다.
자연에 역행하는 인간의 열정이 대단합니다. 종종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연계에 야생동물들인 들짐승이나 새들은 더운 여름이 되면 깊은 계곡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태백 지역에 계신 분이 우리 지역에는 창문만 열고 있어도 시원해서 에어컨 없이도 지낸다고 합니다. 야생의 짐승들은 더운 여름에는 계곡으로 들어가고 겨울에는 햇볕이 좋은 바다로 나온다는데, 사람들은 자연을 거스르며 사는 것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순리를 거스르고 질서를 이탈하여 자연이 파괴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한 재해로 많은 고생을 하게 됩니다. 환난과 재난이 있을 수도 있는 자 그 고난 속에서도 질서를 바로 잡고 순리를 따른다면 정복하고 다스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신앙생활도 자연의 이치와 같다고 봅니다. 믿음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끌어 가시는 열린 문과 같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대로 나아가고, 들려주시는 대로 결단하며, 깨닫게 해주시는 대로 인도하심을 받습니다. 이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혹은 말씀을 따라 산다고 합니다. 때로는 이해되지 않고, 내 생각에 맞지 않아도 신앙 고백적으로 결단하며 나아갑니다. 마치 아브라함이 갈 바를 알지 못했으나 자신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나아가는 것처럼.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 하나님께서 나를 통하여 이루시는 일들을 보며 하나님의 능력을 찬양하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 신앙생활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간혹 자기 생각대로 믿고, 자기 뜻대로 행하며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열심히 예배하고, 기도하고, 봉사도 하는데 하는 일마다 부딪히고 상하는 것을 봅니다. 자신의 십자가의 길이라는데 신앙생활이 아닌 종교생활에 자신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도 어렵게 합니다.
성경이 말하는 신앙생활은 복되고 행복한 삶을 말합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 하나님의 질서를 따라 행하는 것입니다. 신앙인은 질서를 알고 하나님의 뜻을 압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일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이들을 따라 살면 창조주의 허락하신 복을 누리고 은혜를 알게 될 것입니다. 마땅히 서야할 자리에 서고, 서지 말아야 할 곳을 피하며, 해야 할 일을 행한다면 오늘 인류가 당하는 재앙인 코로나 역시 정복하고 다스릴 수 있는 자연 현상일 것입니다. 더 나아가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이들이 누리는 기쁨과 감사가 있는 삶입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창조의 질서를 따라 사는 신앙훈련의 계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규동 목사
<동해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