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서 다음 세대가 줄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교회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다음 세대에 대한 많은 염려들이 나왔고, 최근에 저출산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청년 이하 인구의 감소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게다가 기독교 신앙은 유지하면서도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도 계속 늘어나면서 교회 안에서 이들의 빈 자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교회는 빠르게 노쇠화가 진행될 것이고 선교 역량 약화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역할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신앙의 전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한국 교회의 존속 자체가 어려운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 다음 세대들에 대한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말로는 다음 세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서 있지 않고 예산 배정도 충분하지 않다. 다음 세대는 교회 정책에서 언제나 다음 순위로 밀리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서 요즘 청년들은 나약하고 열심도 없다고 핀잔을 주기 일쑤다. 교회와 사회가 번성기였던 시절과 지금 시대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시대가 바뀌었고 사람도 바뀌었다. 오늘을 사는 청년들은 자신들이 살지 않았던 옛날과 지금을 비교할 수 없다. 그저 자신들의 오늘날 삶이 너무 힘든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루어진 기독 청소년과 기독 청년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크리스천 중고생의 60%는 모태신앙으로 조사되었다. 중학교 이전에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비율이 대부분(94.6%)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청년들도 비슷하다.
이러한 결과는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해서 잘 정착하여 가정 안에서 기독교 신앙이 전수되고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신자가 유입되지 않고 있어서 청소년과 청년 등 젊은 층에서 전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가족 종교화 경향이 심화됨으로 인해서 기독교 신앙의 확장성이 매우 부족하며 자칫 끼리끼리의 종교로 전락할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어른이 된 후에도 교회에 계속 다닐 것으로 본 청소년들이 59.8%에 불과했고, 17.2%는 그만 다닐 것 같다고 했으며 나머지 23.0%도 확신하지 못했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교회 이탈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독 청년 조사에서도, 절반 정도인 53.3%만 10년 후에도 기독교 신앙도 유지하고 교회도 잘 나갈 거 같다고 응답했고, 39.9%는 기독교 신앙은 유지하지만 교회는 잘 안 나갈 거 같다고 응답한 것과 관련해서 보면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매우 어둡게 하고 있다. 성인 인구 기준으로 23%인 교회 이탈 성도 곧 가나안 성도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결과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매우 시급하다.
특별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교회에서는 청년들의 신앙에 관심이 있지만 신앙은 삶의 조건과 무관하게 형성될 수 없다. 척박한 생활 환경에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독 청소년 조사에서도 기독교 부모가 있는 가정은 경제 수준이 더 높았고 자녀들도 안정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경제 수준이 낮은 가정의 청소년들은 신앙생활에 대한 만족도 더 낮았고 교회를 계속 다닐 의향도 더 낮았다. 곧 경제 수준이 낮은 청소년들이 신앙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매우 취약한 것이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보다 깊은 관심을 갖고 이들을 도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교회 안에서는 다음 세대를 단순히 교육의 대상으로 여기며 너무 어린 존재로 대하기보다 신앙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해야 한다. 특히 청년들을 교회 사역의 주체로 세우고,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제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의사 결정 과정에도 참여 기회를 주어야 한다. 신앙의 본질을 고수하면서도 지금 이 시대에 요즘 세대들에게 적실성 있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하고 교회의 잘못된 관행들은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이것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변화에 대해서 교회가 적절하게 대응하며 보다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는 방법일 것이다.
정재영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