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보아스] 지도자의 우선적 덕목: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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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시작됐다. 교회 밖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후보 선정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고, 교회 안에서는 교단 부총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운동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정치행위의 목적은 단 하나, 좋은 지도자를 세우고자 함에 있다. 과연 좋은 지도자란 어떤 사람일까? 시대에 따라 그리고 처한 상황에 따라 그 답은 다양하다. 리더십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주장 또한 다 다르다. 그러면 성경은 무엇이라 답하고 있는가? 물론 성경에서도 다양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정직이다.

구약의 열왕기와 역대기는 마치 조선의 왕조실록처럼 이스라엘의 왕들의 통치를 기록해 놓은 책이다. 이 두 책의 특징은 철저하게 하나님의 관점에서 왕들의 통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각 왕들의 기록말미에 하나님의 관점에서 왕들을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 평가가 한 가지 기준을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정직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로 평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에서 말하는 정직은 무엇일까? 성경원어로는 ‘야샤르’라는 말이다. 이 말은 ‘바르다’, ‘올곧다’라는 뜻이다. 마치 군대의장대가 보통 사람들과 달리 흐트러짐 없이 줄 서 있는 것처럼 반듯하다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정직은 그 삶이 반듯하고, 인격이 반듯하고, 그 품행이 반듯한 것을 말한다. 그런데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이 정직은 두 가지 특징을 갖는다. 하나는 정직이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다. 시 51:10을 보면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라는 말씀이 나온다. 다윗의 기도이다. 다윗은 자기 인생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했다. 밧세바를 범한 것이다. 그런데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듣고서 이보다 더 큰 죄를 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바로 밧세바를 범한 죄를 덮기 위해 우리아를 전쟁터에 보내 죽게 한 것이다. 하나님을 속이고, 사람들을 속이려 했던 것이다. 다윗이 곰곰 생각해 보았다. 내가 어떻게 하다가 이런 죄를 범하게 되었는가? 그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자기 마음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듯했던 마음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삐뚤어지고 굽어버린 것이다. 마치 공해로 오염된 강에서 잡은 물고기의 등이 휘듯 마음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다윗은 마음을 다시 반듯하게 해 달라고, 마음속에 정직을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했다.

우리는 마음에 문제가 생긴 지도자들을 많이 본다. 말은 번듯하게 하지만 그 말이 마음에도 없는 말이었다는 것이 드러나 실망 주는 지도자들이 많다. 게다가 말을 했던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마음이 달라져 말과 다른 행동을 해서 분노를 사는 지도자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마음에 정직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이 정직이 하나님 앞에서의 정직이라는 것이다. 열왕기나 역대기를 보면 좋은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늘 동일하다. 바로 “여호와 앞에서 정직히 행했다”는 것이다. 그가 무슨 일을 하든지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하나님 앞에 그 마음이 올곧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볼 때 왕으로서 얼마나 큰 업적을 남겼느냐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정직했느냐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보실 때 어떤 마음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느냐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들은 앞을 다투어 소위 ‘공약’이라는 것을 발표한다. 그런데 그 공약(公約)이라는 것이 빌 ‘공’(空) 자 ‘공약’(空約)이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나중에 지키지 못하더라도 일단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내서 표를 얻어 보려고 발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후보들은 노골적으로 포퓰리즘(populism)을 내세우기도 한다. 사람들이 좋아할 공약, 인기를 얻을 정책을 발표한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공동체에 해를 끼치고 역사에 오점이 된다고 해도 일단 당선되기 위해 발표한다. 모두가 사람들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안중에도 없고,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도 모른다. 결국 하나님 앞에서의 정직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인가? 그리고 교회의 문제가 무엇인가? 바로 정직을 잃어버린 것이다. 지도자가 정직하지 못하고, 그리고 사람들이 그런 사람을 지도자로 세우고 있다. 이 정직을 회복해야 한다.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정직하려 힘써야 하고, 사람들은 정직한 사람을 지도자로 세우려 해야 한다. 그럴 때 나라가 바로 세워지고 교회가 교회다움을 되찾게 될 것이다.

박봉수 목사
<상도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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