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중국선교차 중국을 드나든 지가 벌써 24년이 되었다. 그동안 80여 회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이 급변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 어떤 미국 학자의 표현대로 중국이 빛의 속도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가운데 이런 변화를 보였다는 점이다. 사실 서방학자들은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동구권의 공산주의 국가가 붕괴되면서 중국도 당연히 이런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게다가 중국 내의 티벳과 신장을 비롯한 소수민족의 복잡한 문제 때문에 중국에 독립운동이 일어나서 나라가 여럿으로 갈라질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중국이 개혁을 통해 경제가 발전하면서 국민들의 인권과 민주에 대한 열망 때문에 공산당 일당독재가 종언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필자도 이런 예측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마음에 품게 된 의문이 있었다. 도대체 중국은 어떻게 이런 예측과 우려를 뛰어넘어서 G2라는 초강대국으로 부상할 수가 있었을까라는 물음이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보려고 노력을 했고, 나름대로 그 답을 찾게 되었다. 그 답은 한 마디로 확고한 국가발전의 목표와 이를 이루고자 하는 지속적인 개혁의 추진이었다. 이것은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래로 시진핑까지 일관되게 이어졌고, 그 결과 놀라운 변화를 이루게 된 것이다. 중국이 설정한 국가발전 목표는 1차적으로 소강사회(小康社會) 건설이고, 2차로는 중화민족의 부흥이다. 여기서 소강사회란 한 마디로 모든 인민이 배부르고 등 따듯한 사회를 말한다. 그리고 중화민족의 부흥이란 세계 속의 중국 즉 경제군사강국을 넘어서 문화강국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이런 국가목표를 이루기 위해 중국지도부는 다음 세 가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첫째는 리더십의 개혁이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내세운 ‘흑묘백묘론’은 한 마디로 중국이 추진해 온 개혁의 기본방향을 잘 묘사해 준다. 이 말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다’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공산주의사상을 가지고 있든 자본주의사상을 가지고 있든 인민을 잘 살게 하면 제일이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덩샤오핑 이래로 중국지도부는 당성을 따라 리더십을 구성하던 과거의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혁했다. 능력 있는 사람을 발탁하여 리더십을 구성했고, 미리 차세대 리더도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서 준비시켰다.
둘째는 조직의 개혁이다. 중국은 소련의 성급한 정치개혁 실패와 제3세계의 민주화 후유증을 지켜보면서 공산당 일당통치의 정당성과 효율성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일당독재에 대한 인민의 불만과 당 내의 민주화 요구를 외면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소위 중국 특색의 민주주의라는 조직의 개혁을 추진해왔다. 당의 조직 내의 치열한 토론과 자체적 인선과정을 실험적으로 실시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그리고 유능한 리더십의 영도 하에 이런 조직 내의 민주적 역량을 결집해서 개혁개방을 추진해 왔다.
셋째는 이념의 개혁이다. 중국 공산당은 국가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의 사회주의 이념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마오쩌뚱이 세웠던 지도이념을 버리고, 5세대 지도자 시기까지 여러 차례 지도이념을 개혁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전통과 공자의 부활이다. 문화혁명 시대에 그토록 철저하게 배격했던 전통과 공자사상을 부활시켰다. 그것도 적극적으로 존공숭유(尊孔崇儒)를 국가이념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갖가지 공정(工程) 작업을 통해서 소수민족의 전통과 정부가 인정하는 5대 종교도 이념의 영역에서 융통성을 가지고 수용했다.
이런 개혁과정이 지속되면서 일차로 소강사회의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고, 나아가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향해 나가고 있다. 물론 많은 문제가 있고 해결해야 할 난관이 있지만 일단 애국심을 바탕으로 나라가 단합되어 있고 안정을 이루고 있다. 우리가 중국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발전목표를 확고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의 국가발전목표가 뚜렷하게 세워져 있지 않다. 한국교회도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에 대한 미래발전목표가 희미해지고 있다. 다시 발전목표를 분명히 세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해 갈 필요가 있다. 어느새 기득권층이 생겨나고 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교회도 복음 중심에서 벗어나 세속화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복음 중심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박봉수 목사
<상도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