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존재하는 식물은 그 종류가 약 23만여 종 이상 된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지만 크게 나무, 풀, 꽃 정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은 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고, 많은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나무는 산소를 공급하는 것 이외에도 열매를 내어 우리들에게 풍요로운 먹거리를 제공합니다. 풀 역시 짐승의 먹이가 되고, 풀 중에 나물은 우리에게 먹거리로 제공됩니다.
그런데, 식물 중에 꽃만큼은 사람들에게 먹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더러 아카시아꽃이나 진달래꽃처럼 가끔 사람들이 먹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꽃은 먹거리보다는 볼거리로 여겨집니다. 꽃은 무엇보다 화려한 색상과 아름다운 모양이 사람들의 마음을 묶어 놓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화려한 색상과 아름다운 모양도 중요하지만, 꽃을 더욱 꽃답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향기일 것입니다. 아무리 화려하고 의미 있는 꽃일지라도 냄새가 좋지 않은 꽃을 받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의 나무 냄새, 동물의 동물 냄새, 생선의 생선 냄새가 나듯이 사람에게도 사람 냄새가 있습니다. 나라마다, 개인마다 조금씩 다른 냄새를 지니고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분 좋은 냄새를 향기라고 하고, 불쾌한 냄새를 악취라고 합니다.
누구나 다 인간에게는 그 냄새가 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좋은 냄새가 나느냐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몸 냄새를 감추거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향수를 뿌리거나 발라서 좋은 냄새를 풍기기도 합니다. 가능한 좋은 냄새를 풍기며 사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인격에서, 우리 삶 속에서 좋은 냄새를 풍기며 사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소중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그리스도와 우리 그리스도인의 관계를 “향기”라는 비유(고후 2:14-15)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장미를 손에 들고 있으면 장미향이 나고, 백합을 가지고 있으면 백합꽃의 향기가 나듯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사는 우리들에게도 마땅히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공중화장실에서 읽었던 글이 기억납니다.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자는 뜻으로 쓴 말이지만 참 좋은 글이라 생각이 됩니다.
‘아름다운 사람이 머물렀던 자리는 그가 떠난 후에도 아름답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아름다운 것처럼,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있었던 자리는 그가 머물러 있을 때만이 아니라 그가 떠난 후에도 인간의 추악하고 더러운 악취가 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그리스도의 향이 남아있어야 할 것입니다. 감사의 계절을 맞이하며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기도합니다.
“주여, 제가 진정 주님의 향기가 되게 하소서”
손병렬 목사
<포항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