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안에서 하나가 되어 평강하기를…
한국교회가 다시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헌신
제106회 부총회장에 취임한 이순창 목사를 연신교회 목양실에서 만났다. 총회 후 부서 모임들을 마무리하고 한달여 시간이 흐른 후에야 인터뷰 시간이 허락될 정도로 총회를 위해 시간을 사용하고 계시는 목사님과 평소의 모습 그대로 평온한 얼굴로 대면했다.
Q 많은 시간을 드려 총회를 섬겨오는 동안에 이제 부총회장으로 중임을 맡으셨습니다. 한국교회를 위한 사역에 많은 과제를 안고 취임하셨는데 먼저 인사 겸소감 한 말씀 해주십시오.
A 먼저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을 올려드리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겸손히 고백합니다. 저는 한없이 부족하고 미련한 사람이지만 총대님들께서 보내주신 지지와 신뢰를 잊지 않고 받은 사랑에 부응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여 총회를 섬겨나가겠습니다.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드렸던 약속의 말씀들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며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거룩한 십자가의 사명을 감당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총회는 하나입니다.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총회’가 되어 한국교회가 다시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이 한 몸 기쁨으로 헌신하겠습니다. 총회의 주제를 따라 모두 한뜻, 한마음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의 빛으로 세상은 회복과 평강의 세례를 받게 될 것입니다.
Q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는 물론 한국 사회와 교계가 큰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사실입니다. 부총회장님께서는 이러한 고비를 전환할 수 있는 방향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몇 가지 말씀해 주십시오.
A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때에도, 심지어 전쟁 중에도 예배가 멈춘 적이 없었는데,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교회의 문은 닫히고 예배의 현장은 방역 당국의 눈치만 봐야 하는 참담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멀리 선교 현장의 척박함과 개척교회 목사님들, 기관과 학원 사역 현장에서 간절함을 넘어선 절박한 현실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 한국교회의 비극적인 상황을 극복하고자, 정교분리의 원칙을 가지고 정부와 방역 당국에 합리적인 방역지침을 도출해 내어 예배와 교회 교육에 대한 제한을 풀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불신자는 물론이거니와 기존의 성도들까지도 교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이 시대는 거창한 구호보다 이미지가 더욱 중요한 시대입니다. 언론의 홍보 기능을 강화해서 대 사회적 교회의 이미지를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Q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고 있다는 말들이 최근에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사회가 되었는지, 그리고 이 문제를 해소할 방향이 있다면 제시해 주십시오.
A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본 교단은 제106회 총회 주제를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로 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철저한 ‘복음의 공공성’과 ‘교회의 공공성’이라 생각합니다. 교회가 사회를 위한 공공재가 되어 주는 것이 ‘전도’이며, 세계 열방을 위한 공공재가 되어 주는 것이 ‘선교’입니다.
한국교회가 교회 스스로를 ‘사회를 위한 공공재’로 인식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관점입니다. 교회가 결국 ‘교회를 위해’ 세상을 위한 공공재인 척한다면 세상은 그 의도를 간파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버리시기까지 낮아지셨음을 기억하면서 ‘교회를 위해’ 세상을 섬기는 것이 아닌, ‘세상을 위해’ 세상을 섬기는 일을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세상은 교회의 진심을 알게 되고, 세상은 진정 이롭게 될 것입니다.
Q 장로회신학대학교는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 마펫(S.A. Moffet, 한국명 마포삼열)의 자택에서 조선예수교장로회신학교로 개교한 이래 신사참배 반대로 1938년 폐교되었으나 본 교단 총회에 의해 1940년 다시 개교하여 광복 때까지 신학교육의 근간이 되어 왔습니다. 경건과 학문을 표방하고 있는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외부도 아닌 내부에서의 문제로 아픔이 많았는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장로회신학대학교는 1901년 사무엘 마펫(馬布三悅, Samuel A. Moffet, 1864-1939) 선교사가 평양 대동문 옆 자택에서 방기창과 김종섭 두 학생에게 신학을 가르치면서부터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직할하에서 성경적 신학에 기초하고 장로회 신조와 헌법에 기준하여 교회의 지도자와 교역자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육이념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와 하나님 나라의 구현’이고, 그에 따른 교육 목표는 ‘경건의 훈련’, ‘학문의 연마’, ‘복음의 실천’입니다. 이 세 가지의 교육 목표를 따라, 장로회신학대학교는 경건하고 학문이 깊고 복
음을 실천할 수 있는 영성 있는 교역자를 길러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제자들이 기도하는 가운데 성령의 역사를 체험했던 것처럼,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지 동산이 날마다 깨어 기도함으로써 하나님께서 그 걸음을 인도해 주시길 소망합니다.
Q 교단 내 4개 기관장이 신임으로 또는 연임으로 변화와 안정을 위한 체제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총회 사무총장과 장신대 총장에 대한 인준 문제는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안정적으로 신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총회에서도 노력이 필요한 때에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A 신학생들의 안정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총회에서 지향하는 신학을 올바르게 제시하고 십자가 복음 정신에 맞는 선별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교단 내 기관장을 인준할 때는 각 기관 이사회에서 총회 지침에 맞는 자격 기준을 제시하여 기관장 후보자를 선정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신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회와 기관을 연계하여 장학기금을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학업의 기회를 넓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학교 커리큘럼에 대해서도 덧붙인다면, ‘성경’ 과목을 더 많이 개설하여 우리 신학생들이 언제든지 성경을 연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신앙의 본질 위에 신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Q 106회기 류영모 총회장 체제의 새로운 변화에 따른 9,300여 교단 산하의 교회가 힘을 모을 때라 생각합니다. 일부 신설된 위원회가 운영되며 발전적인 모습에 희망을 보게 됩니다. 부총회장님께서는 106
회기 사역에 강조하시고자 하는 말씀이 있으신지요?
A 먼저는 총회장 류영모 목사님을 잘 모시며 화해와 일치의 정신으로 진정한 통합을 이루는 교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본질적인 것에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의 복음을 외치는 총회가 되도록 섬기겠습니다. 저는 특별히 교회학교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음세대가 곧, 한국교회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지난 10년간 교회학교 학생 38%가 감소했다는 것과 아직도 60%의 교회학교 학생들이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땅에는 아직도 어린이와 청소년 534만 명이 있으며 그들을 주님께로 인도해야 할 희망이 있습니다.
Q 교단 기관지로는 한국기독공보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론과 훌의 역할로 총회를 받치고 있는 장로 총대를 대표하는 전국장로회연합회 기관지 한국장로신문이 있습니다. 교단의 공식 언론기관은 정론지로서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현상으로 기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유튜브 등을 통해 전해지는 교단의 공식 입장과 다른 보도들로 인해 교계는 물론 산하 교회들이 많은 오해와 상처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국장로신문, 한국기독공보, 평신도신문 등은 지금까지 우리 총회와 한국교회의 눈과 귀가 되어 주었습니다. 교회가 바라보지 못하는 곳들을 대신하여 조명하여 주었고, 때로는 우리 교단의 입이 되어 교단의 입장을 사회 곳곳에 잘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활동과 1인 미디어 시스템 운영이 활발해지면서 한국 교회 안에서도 많은 유익함과 함께 적지 않은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의사소통은 훨씬 더 즉각적이고 자유롭고 편리해진 반면, 개인의 주장에 불과한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 SNS 플랫폼을 통해 마치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개인, 교회, 기관 사이에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더욱 권장되어야 하겠지만, 그에 앞서 고려되어야 할 것은 ‘우리는 복음을 전파하여 이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야 할 사명자’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나’의 생각과 주장을 피력하기 이전에, ‘하나님 아버지’의 생각을 이 땅에 담아내는 도구로서 ‘교회를 새롭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거룩한 언론 활동을 기대합니다.
Q 총회와 노회, 교단 산하 소속 교회와 장로들과 한국장로신문 독자들을 위해 메시지를 남겨주십시오.
A 총회와 노회, 교단 산하 소속 교회와 장로님들의 사랑으로 부족한 제가 부총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교단을 섬길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하나님과 여러분들
의 기대에 부응하는 부총회장이 되어야 겠다는 사명감에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이제는 우리 교단이 더 짜임새 있고 더 활동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총회, 노회, 교회, 목사님과 장로님들
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단을 이끌어가고 발전시키는 데는 총회 임원진의 역할도 물론 중요하지만, 총회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이 더욱 절실히 필요
합니다. 부족한 종, 여러분과 한 몸이 되어 우리 총회와 한국교회가 더 화평하고 은혜의 웃음이 넘치며 부흥과 발전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연신교회 목양실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한 단어로 정리하면 ‘화평’이었다. 그리고 고향 안동에서의 30여 년, 서울 연신교회에서의 30여 년 동안 지나온 사역 이야기 속에 담긴 내용들은 마치 예수님의 공생애처럼 길을 따라온 느낌을 받았다. 바로 믿음의 형제들은 말 그대로 언제 어디에 있든지 하나님 안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알게 한 시간이었다. 형제자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총회가 화평하고 평강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마친다.
/구성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