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처럼
또 아침에 뜨는 태양을 반기며
동쪽 산마루 칡넝쿨에
멱살을 잡히고
꼼짝없이 항복을 조여오는
나의 도그마를 만들며
핏줄이 얼굴로 굵게 솟아오른다.
옛적 여호수아 시대
동쪽산에 걸린 해는
오늘도 우리 곁에서 손을 내민다.
또 하루의 손바닥 안이 간질간질
이그러질랴 조바심이 깊어진다.
땀이 배여온다.
나는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도망치려는데
문득 지난 밤 꿈을 되뇌인다.
여호수아의 21세기가 열린다.
동쪽에서 올라오는 태양은 멈추고
나를 거울로 비쳐준다.
고스란히 보여주는
또 하루의 내 모습이다.
고갯마루에서
까마득 멀어진 뒤 발자국을 보며
뒤돌아보고
질펀히 깔린 곳을 보는 순간
정신차리라고 깨어나라 외치는
꾸지람 섞인 책망을 듣고 깨어난다.
새날을 향한 부르심의 소명이어라.
이젠
활활 타오르는
서쪽 하늘을 고이고
힘겨웠던 빈손을 매만지며
실종된 나의 좌표를 찾는다.
무거운 해일 젖히고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로
또 하루의 소명을 본다.
<시작(詩作) 노트>
10월을 힘들게 보내면서 구약 여호수아의 체험과 소명을 느껴본다. 모세의 후계자로 부름받은 여호수아는 기적적으로 요단강을 건너고 여리고성을 점령한다. 그런 승승장구하던 여호수아는 작은 아이성에서는 아간의 범죄로 비참하게 패전의 일을 맞는다. 우리들이 금년의 10월까지 오는 여정에서도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작은 시험으로 큰 시련을 겪는 일을 큰 가르침으로 경고를 받고 새롭게 『또 하루의 소명』을 다시 부름받았으면 한다. 여호수아는 새 말씀을 듣는다. 여호수아 10장 12절이다. “여호와께서 아모리 사람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넘겨주시던 날에 여호수아가 여호와께 아뢰어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이르되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서 그리할지어다 하매” 새로운 기적으로 이긴 것이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