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생몰연도(生沒年度)로 미루어 보아 시대적인 배경이 근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마르다 벨(Martha Bell)’이라는 여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시골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너무 가난한 시골학교라 학교에 피아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당시에 미국 최고의 부자였던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Henry Ford, 1863~1947)에게 1,000달러만 보내달라고 간곡한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헨리 포드는 그 편지를 받고 마음이 시큰둥했습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헨리 포드에게 돈을 요구해서 받아갈 때는 사정해서 받아가지만 대부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것으로 끝났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이겠거니 생각하고는 그냥 거절할 수가 없어서 10달러를 보내주었습니다. 1,000달러를 달라고 했는데 요청액의 1/100인 10달러를 보낸 것입니다.
그런데 그 여선생님은 그 돈을 받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10달러어치의 땅콩을 사서 학교의 터 밭에 심었습니다. 얼마 후에 땅콩을 수확해서 작은 이익을 거두었습니다. 그 이익금에서 일부를 떼어내어 헨리 포드에게 감사의 편지와 함께 감사의 뜻을 담아서 보냈습니다.
그 선생님은 다음 해에도 더 많은 씨를 뿌리고 수확을 했습니다. 그 결과 5년 만에 피아노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헨리 포드에게 그동안의 결실에 대한 내용을 감사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헨리 포드는 여 선생님의 편지를 받고 너무 기뻐서 선생님이 처음에 요청한 1,000달러의 10배나 되는 10,000달러를 보내면서 “당신이야말로 내가 미국에서 만난 가장 신실한 사람이오. 나는 당신에게 돈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 감동의 마음을 보내오, 나는 당신을 만나서 감동을 받았소.”라는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그 여선생님은 그 돈을 교육청에 보내서 피아노 없는 학교에 피아노를 사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 선생님은 10달러를 받고 불평과 불만을 심은 것이 아니라 ‘감사의 씨앗’을 심어서 커다란 ‘하늘의 수확’을 거두었던 것입니다. 이를 테면 ‘땅콩의 수확’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거둔 것이었습니다. 불평은 불평을 낳고 원망은 원망을 낳지만 감사는 감사를 낳습니다. 불평은 불행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감사하는 사람에겐 감사할 일들이 계속 생겨납니다.
불평과 불만, 원망과 저주는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감사는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특효약이 됩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있습니다. 현실을 변화시키는 신비로운 능력이 있습니다. 일이 잘 안되고 힘드십니까? 이때가 바로 감사할 때입니다. 기뻐할 때입니다. 찬송할 때입니다.
신앙인의 영적 성숙도를 평가하는 가장 올바른 기준의 하나는 ‘감사’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건강할 때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질병 가운데도 감사의 조건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사업이 잘되고 수입이 좋을 때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이 힘들어도 감사의 제목을 찾아내고, 성공할 때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와 역경 중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일 것입니다. 바라기는 내 주변에 어떠한 형편과 처지에서도 ‘감사의 씨앗’을 심어서 엄청난 ‘하늘의 수확’을 거두는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금년에도 감사의 계절이 다가 왔습니다.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를 떠올려 봅니다.“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갖추게 하소서.”
가을은 하늘이 주신 햇빛과 비와 바람을 머금고 농익은 오곡과 열매로 결실을 맺은 지상의 수확물 앞에서, 경건하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기원의 계절’입니다. 인도의 시성(詩聖)이요, 간디와 함께 인도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타고르(Tagore, 1861∼1941)는 말했습니다. “감사의 분량이 그 사람의 행복의 분량이다. 감사가 작으면 행복도 작고, 감사가 크면 행복도 크게 온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감사하는 것만큼 건강하고, 감사하는 것만큼 하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