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용서할 수 있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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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말이나 행동에서 잘못을 너무 성급하게 저지른 다음에 이를 후회하거나 수습하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남이 나에게 잘못을 했을 때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곤혹스러움을 느낄 때가 많다. 옛말에도 ‘입에서 나간 말과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지 않아 비록 본심은 그렇지 않더라도 때에 따라서는 듣는 이에게 큰 상처를 주거나 때로는 폭력이 따르거나 경제적인 손실을 끼쳤을 때에는 그 파장이 상당히 심각한 경우도 발생한다. 남이 나에게 이런 잘못을 했을 경우에는 나만 마음을 다잡아 해결할 수도 있지만 내가 남에게 잘못을 했을 경우에는, 이를 진정으로 사과하고 또한 상대방이 이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면 오히려 인간적으로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나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 때에,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용서하고 화해하며 한발 더 나아가 사랑을 베풀 수가 있다면 진정으로 예수의 제자가 될 자격이 있겠다. 반면에 남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는 이를 깨닫고 사과하는 자세, 특히 나보다 어린 사람이나 아랫사람에게도, 정중하고 진심으로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사과를 해야 하며, 혹시 사과를 받지 않으면 그 사과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할 용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나에게 잘못한 사람에게는 ‘일곱 번까지 용서를 하면 합당한가’를 묻는 베드로에게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 26일은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지 42년 되는 날인데 공교롭게도 노태우 전 대통령도 같은 날 서거했다. 그리고 그가 과거에 했던 여러 가지 커다란 잘못과 그로 인해 수감까지 되었다가 후에 사면을 받는 등의 과거 그의 전력 때문에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국가장으로 그의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그가 비록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벌을 받은 죄인이기도 하기에, 비록 그가 대통령으로 재임했을 당시의 공로를 인정한다 해도 그에게 향한 국민들의 비난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노 전대통령은 과거의 잘못을 회개하는 언행을 했으며 특히 5·18사태에 대해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광주를 방문해 여러 번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가 진심으로 회개한다는 모습의 일단인 추징금을 모두 완납했다는 사실이 국민들에게 통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기에 이번 국가장을 지내는 상중에 박남선 광주시민군실장이 비록 개인 자격이지만 조문한 사실은 잘못에 대해 회개하며 사과를 하였고 그리고 이를 용서하면서 일어나는 화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결정체라 여겨진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과연 나는 나에게 잘못한 사람이 사과를 하면 얼마나 흔쾌하게 용서를 하였는지, 그리고 내가 남에게 잘못한 것에 대해서 얼마나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는지를 반성할 필요가 있겠다. 코로나라고 하는 질병이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괴롭히고 있는데 이제 2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이런 질병은 용서가 필요 없이 박멸해야 할 상대이다. 그러나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가족이나 교우들은 언제까지고 함께 해야 할 동반자들이다. 지금이라도 용서해야 할 사람은 흔쾌하게 용서하고, 내가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에게는 금년이 다 가기 전에 빨리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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