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기도를 위해
숱한 점으로
선을 그어놓고
강바람 스치는 잎새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을 듣습니다.
어떤 말 한마디도
입으론 이르지 못해
마음의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배우고 익힌 언어로
진한 기도를 올립니다.
깨끗이 비우려는 마음으로
언제 어디서나 둥글게
사랑의 진실을 담으며
주님께로 올리는 기도이어라.
당신의 가슴을 희망으로 삼고
당신의 눈매에선 용기를 얻으며
당신의 손길로 축복을 받습니다.
시간과 몸은
긴 세월이 흘러왔어도
당신의 음성을 늘상 가까이 들으며
서로의 사랑이란 말로
오늘을 살며
가난을 채우는 법을 익히면서
안개 속 세월도
잘 견뎌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서로의 점선(點線)이
때로는 빗나긴 했어도
당신의 그 보드라운 손길로
고이고이 어루만진 자국이 있습니다.
이젠 그 자국자국 마다에
당신의 영롱한 구슬을 담는
하늘 우러르는 일만으로
우리라는 말로 채우며
그 안에 살아있는 말씀으로
빈 공간을 채워갑니다.
<시작(詩作) 노트>
설날을 보낸 2월의 바람이 매섭고 추위도 우리의 삶을 움추리게 합니다. 지난 2월 4일이 입춘(立春)이었는데 아직도 봄은 기다려지기만 합니다. 현대인들은 고독이라는 병이 그 뉘게나 있습니다. 외로움입니다. 마음의 텅 빈 공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데 사람들은 그 빈 공간을 인간의 방법으로 채우려다가 더욱 수렁으로 빠져들기 쉽습니다. 마치 목에 갈증이 있다고 짠 물, 바닷물을 마심과도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마음의 빈 공간을 채울 수 있을까요? 요한복음 4장에 예수님은 수가성 우물을 찾아가십니다. 그때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을 향하여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여인의 외침은 요한복음 4장 15절에 “여자가 이르되 주여 그런 물을 내게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으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 주님이 주시는 생수로 밝은 날을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