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시련을 딛고 서서 (사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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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 있는 곳

그 자리의 발 밑으로

자꾸만 빠져 갑니다.

그것이 나의 모습 

이대로입니다.

가슴 이쪽에서

빈 공간이 생겨오더니

이제는

왼쪽켠으로 또 

텅 비어 옵니다.

고독의 수렁은

이렇게 나를 이랬다 저랬다

마구잡이로 뒤흔들어댑니다.

아프다 아프다

이젠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게

마구 쑤시고

여길까 저길까

막상 갈 곳은

더 막막할 뿐입니다.

지치고 지쳐서

차라리 신경도 마비돼

막대기가 되었으면 싶도록

더 낫고자 몸부림쳐봐도

나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약이 좋을까 싶어

용한 처방을 찾기보다

차라리 수술대에 오르도록

마취주사를 그립니다.

얼마나 시련을 딛고 왔는지

시간을 잽니다.

시련을 딛고서

나를 봅니다.

내 모습은 이렇게

파르르 떨고 있습니다. 

<시작(詩作) 노트>

2월의 중순, 주님의 고난을 예언한 이사야의 말씀을 봅니다. 숱한 시련이 주는 주님의 교훈은 우리의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해주신다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십자가 고난은 우리의 죄 때문입니다. 이사야 53장 5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하였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시련을 통하여 십자가로 고난을 받으시는 주님의 시련 앞에 엄숙히 그 주님을 따라가야겠습니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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