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변종 델타바이러스가 잠시 주춤한 사이인 2021년 11월 21일 안동교회는 장로 7인 장립예식을 가졌다. 안수 받은 7명의 장로 중에는 직계로 4대 장로를 배출한 가정이 있었다. 초대 장로님은 김충서, 2대 김명술, 3대 김수근, 그리고 4대 김신호 장로님이 그들이다. 이 중에서 김충서, 김명술 장로님은 안동 도산면 의일교회에서, 김수근, 김신호 장로님은 안동교회에서 장로가 되었다.
이 가정의 초대 김충서 장로님은 예수 믿기 전 술과 담배를 많이 했는데 야소교를 믿으면 끊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부인이 남편에게 예수를 믿자고 강력하게 권했다고 한다. 당시 집에서 20리 떨어진 방잠의 부흥집회에 참석한 후 김충서 장로님은 술과 담배를 모두 끊고 3칸 초가집을 구입하여 1909년 6월 의일교회를 시작했다. 그는 예안, 오천, 녹전 등 인근 교회의 초대 교인들에게 매우 인자한 장로로 각인되어 있다.
김충서 장로님의 장남인 김명술 장로님은 의일교회의 두 번째 장로가 되었다. 벼농사를 짓던 그는 추수 때가 되면 탈곡하기 전, 논바닥에서 구별하여 십일조를 드린 전설적인 장로로 알려져 있다. 흰 두루마기나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버선을 신고 모자를 쓰고 성경이 든 가방을 들고 다니던 김 장로님의 모습을 어렸을 때 본 어린이 가운데 ‘나도 저런 장로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할 정도로 그는 존경받은 장로였다. 아들조차 부친의 믿음을 몹시 흠모했다고 고백할 정도이다.
3대 장로인 김수근 장로님은 김명술 장로님의 장남으로 후배 장로들과도 잘 어울린 존경받은 선배였다. 김 장로님은 40여 년 전 중등부장으로 봉사한 적이 있는데 김 장로님의 은퇴예식이 주일 오전 예배시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가르침을 받은 7명의 제자들이 은사(恩師)인 김 장로님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서울, 대구 등지에서 은퇴식에 참석했다. 수많은 은퇴식을 지켜보았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김 장로님이 믿음의 후배들에게 끼친 인격과 신앙을 분명하게 알 수 있게 한다.
특히 그는 1년여 전부터 암으로 투병하고 있었고 코로나19로 교회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남 김신호 집사님의 장로장립 예식에 참석하여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위중했지만 아들이 가문의 직계 4대 장로가 되는 것을 직접 보고 2달이 지난 올 1월 중순 세상을 떠났다. 그 결과 전국 교회에서 거의 없고 안동, 의성, 청송, 영양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경안노회에도 단 3가정 밖에 없는 4대 직계장로 가정이 탄생되었다. 평소 김 장로님이 필자에게 하던 말을 잊을 수 없다. “목사님,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는 하늘나라로 갔지만 이 말씀은 앞으로도 내게 큰 힘과 격려가 될 것이다.
김승학 목사
<안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