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즈음해서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고 러시아에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들어선 후로 세계는 레닌과 스탈린을 차츰 잊고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차이코프스키의 나라로 그 땅을 바라보게 되었다. 한국과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후 교역량이 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투어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를 여행하는가 하면 서울과 부산 등지에 러시아 문자 간판을 단 업소들이 많이 눈에 띌 만큼 이 땅에 와서 돈을 벌며 사는 러시아 사람들이 늘어갔다. 그랬는데, 푸틴이라는 괴물이 러시아의 정치지도자로 등장한 이후 그 나라가 급속히 달라졌고 급기야 인접국을 침략하는 불법무도한 짓을 저지르는데 이르렀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소련에서 떨어져 나온 나라들은 모두 역사적, 인종적, 문화적 정체성이 확고하기에 독립을 성취한 것이지 고유한 러시아 땅이 서방 제국의 압박으로 분할된 것이 아니었다. 2014년에 우크라이나 남단의 크림반도를 강점하여 병합한 푸틴의 러시아는 이제 우크라이나 전체를 집어삼키려 하는데 그에 대한 구실로 자위권의 행사를 주장하고 있다. 즉, 우크라이나가 EU와 NATO에 가입하려 하는 것은 러시아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것이다. 설사 국가 안전보장에 해가 될 수 있으면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이해관계를 따져 외교로 해결할 일이지 무력침공으로 유럽에서 두번째로 땅이 넓은 나라를 삼키려는 것은 역사의 시계를 되돌리는 제국주의적 발상이다.
유튜브에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자 다양한 내용의 비디오가 올라와 그곳 사람들의 평화로운 삶의 모습과 아름다운 풍치와 문화 역사유적들을 보여주고 있다. 농업 위주의 산업을 영위해 온 순박한 백성들이 화려한 고유의상을 차려 입고 남녀노소가 축제를 즐기는 모습은 동유럽 특유의 목가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여 서유럽의 복잡한 도시문화와 대조를 이룬다. 그리고 다음 순간 우리는 CNN 화면에서 지금 그 땅에서 벌어지는 처참한 인명살상과 파괴를 목도하고 연민과 분노로 가슴이 터지려 한다. 6.25를 겪었고 현재도 북으로부터의 침략위협이 상존하고 있기에 우크라이나는 결코 먼 곳에서 벌어지는 남의 일이 아니다. 눈앞에서 총맞아 쓰러지는 아빠 위로 몸을 던지는 아이는 바로 내 자식이다. “빠-빠” 하는 소년의 외침이 내 귀를 찢는 듯하다.
냉전시대 이후의 대테러 전쟁, 아랍지역의 종파간 충돌, 아프리카의 종족분쟁 등 무력사태는 지구상에서 계속되어 왔지만 오늘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다르다. 강대국이 압도적인 무력으로 아무런 도발행위도 없는 이웃나라를 병합하여 속국으로 만들려 한다. 이런 짓이 용인되면 국제질서는 종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그 끝은 3차세계대전이요 인류문명의 멸망이다. 지금까지 전쟁과 평화가 교차하면서 21세기의 세력균형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역사를 일관하는 하나님의 정의의 힘이었다고 우리는 믿으며 한반도에서 6.25의 구원이 이뤄진 것은 그 증거라고 확신한다.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하나님은 또다시 그의 정의를 실현하실 것이다. 그의 뜻을 이뤄내는 역할이 자유민주세계 각국 지도자의 단합된 행동에 주어졌다.
우크라이나의 젊은이들이 산과 들에서 도시의 거리에서 결사항전을 하는 동안 각국은 무기를 공급하고, 금융제재와 무역제재로 침략자의 힘을 빼고 각처에서 일어난 의용군 병사들은 직접 소총과 로켓포로 대항하여 적군을 국경 너머로 돌려보낼 것이다. 러시아의 양심세력이 독재자 푸틴을 권좌에서 몰아내는 것도 머지않을 것이다.
김명식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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