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통합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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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막장 선거였다. 오미크론 코로나와 울진 삼척의 산불로 인해 온 국민이 너나없이 힘들어하는 때에, 서로 막말 난타전으로 국민을 피곤케 한 역대급 선거였다. 세속 정치가 그렇듯이 이번도 멀쩡한 백성을 갈등과 분열로 내몰아서 정치세력화하고 사생결단식으로 정권만을 획득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선거는 정치권 모두가 국민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파헤친 억측 선거였다. 우리 선거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질병으로 지역, 계층, 진영 간의 편 가르기 외에도 세대와 성별 대립을 부추기며 득표코자 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승자와 패자가 단지 0.73% 차이로 과반의 득표에 미달한 수준에서 끝났다.

이에 따라 대통령 선거 이후에 예상되는 여러 현안과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 실로 걱정과 염려가 앞서게 된다. 우리 국민과 대다수 언론과 정치인들은 무엇보다 새 시대를 열면서 국민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야말로 두 쪽 난 대다수의 민심을 하나로 통합하지 못한다면 새 정권은 집권 후에도 오늘 겪는 이 분열과 갈등의 깊은 골을 다시 겪게 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새 정권은 지금까지 보였던 극단의 주장을 접고 서로 다른 50%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며 온전히 이끌어 가야 할 책임이 있다. 

다음으로, 새 정권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오미크론 위기를 야당과 함께 소통하며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민의 고통을 정치권은 말로만 이러니저러니 하지 말고 팔을 걷어붙이고 앞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무너진 민생경제를 회복하도록 해야 새 정권 교체의 의미를 국민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는 교회의 지도자들이 보인 정치세력화를 분명히 보았고 이를 다들 염려했다. 그리스도의 몸된 주님의 교회라는 신학적 사유보다는 편향적인 세속정치 이데올로기를 교회 속에 끌고 들어와 쪼개고 분열토록 했다. 이는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태도이다. 기독교의 가치와 정신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분열이 결코 아니다. 서로 함께하는 통합이다. 화해와 평화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이제 우리 사회는 자기반성과 함께 국민 통합의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정치적 힘의 논리를 무기로 삼아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였던 데에서 모두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승리한 자도, 패배한 자도, 슬퍼하는 자도, 기뻐하는 자도, 사랑의 마음과 증오의 마음도, 다 내려놓아야 한다. 

세속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그 펜을 내려놓아야 그 다음 문장을 새롭게 쓸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내가 쥔 펜에 더 무거운 힘을 준다면 역사의 종이는 쉽게 뚫어질 것이며 그 다음을 쓰기조차 불가능해진다. 

이제 입춘 경칩을 지나 새봄이 문턱에 와 있다. 사순절의 새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부활을 모두 느껴야 할 때이다. 대통령 선거로 인해 갈라진 민심과 갈등의 고리를 통합의 정치로 끊어내야 한다. 이제 우리 정치가 정말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통합의 정치가 되길 간절히 기도하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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