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는 소리는 시끌벅적합니다. 떠나기가 서러운 양 저 멀리 떠났다가 되돌아와 갓 핀 새순이며 꽃잎들을 한바탕 할퀴고 떠납니다. 꽃샘추위는 봄이 봄을 시샘하는 게 아니고 맥 빠진 겨울 심술입니다. 봄이 오는 소리는 조용합니다. 어느새 성큼 다가와 동토를 풀고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새싹 움트는 소리, 가랑비 소리, 개울물 흐르는 소리 그래서 봄이 오는 소리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가슴으로 만납니다. 우리네 삶의 현장, 거기도 꽃샘추위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봄기운을 이겨 내진 못합니다. 아쉬운 듯 몸부림치다 멀리 달아나 버립니다. 톨스토이가 명저 <부활>에 남긴 봄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봄기운이 잔설을 녹이고 녹는 잔설로 하얀 안개는 사방에 가득 차 있었다. 집 앞 개울에서는 얼음 갈라지는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었다.” 영원한 꽃샘추위란 없습니다. 얼음 깨지는 소리가 금방 들려올 것입니다.
박종순 목사
•충신교회원로
•증경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