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오늘의 부활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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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K-culture 열풍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정치·사회·경제 등 전 영역에서 무섭도록 영향력을 발휘하며 세계를 침체의 늪에 빠져들게 했다. 하지만 유독 대한민국의 문화 콘텐츠는 시대의 흐름에 아랑곳하지 않고 강력한 힘으로 세계에 뻗어 나갔다. 이제는 특정 단어 앞에 K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경쟁력이 된다.

한때 코로나 방역에서 대한민국의 방역은 세계의 표준으로 불리며 K-방역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에는 대한민국의 국방력과 보유 중인 국산 무기가 재조명되면서 국내 방산기업들은 세계 무기수출국 8위에 이를 만큼 K-방산 시대를 열었다. 우리나라 군사력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2022년 나라별 군사력 순위로 대한민국을 세계 140개국 중 6위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경제력 순위도 막강하다. 2021년 OECD국가 기준 세계 경제력 순위는 9위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 이후 가장 성공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로 세계가 경제공황에 버금가는 극심한 위기를 겪을 때에도 대한민국은 잘 버텨냈고 극복해왔다. 

미국의 경제 주간지인 블룸버그가 지난해 1월 발표한 ‘1월 코로나19 회복력 순위(Covid Resilience Ranking)’에 평가대상 53개국 중 12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코로나 시대에 살기 좋은 나라 순위가 12위라는 의미다.

이제는 한국 전쟁 이후 외국의 원조로 근근이 살아가야 했던 나라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됐다. 오히려 한국전쟁 당시 군사원조를 해준 국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전했다. 이를 두고 호사가들은 예수님의 부활에 빗대어 대한민국의 부활이라고들 자평한다. 과연 그럴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우리가 성공에 자족하며 자축할 만큼 현실은 좋지 못하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21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는 우리나라가 이루어 놓은 성공의 이면을 그대로 볼 수 있게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180개국 중 32위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상위권에 해당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2년도 45위였던 것과 비교할 때 괄목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위상에 비추면 낮은 수치라는 점이다. 특히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에서는 22위를 기록했다. 2020년 23위보다 1계단 오른 순위이지만 하위다. 위협하는 악재는 곳곳에 숨어 있다. 국내 물가동향이 심상치 않다. 소비자 물가 상승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살림을 더욱 힘겹게 할 것이다. 소상공인의 붕괴도 연달아 일어날 조짐이다. 그토록 자랑했던 국가경쟁력의 침체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정세도 전망이 어렵게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세계는 3차 세계대전을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여기에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은 동아시아의 전쟁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그야말로 위기의 시대다. 성공에 취해 다가오는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성에 오르셔서 성전을 정화했던 사건을 목도했음에도 건물의 외형에 취해 ‘돌’들과 ‘건물’들에 들떠 있었던 제자들처럼 말이다. 고사에 예실즉혼(禮失則昏)이라고 했다. 당연히 예법을 잃으면 정신이 흐리고 사리에 어두운 상태가 되지 않겠는가?

교회는 부활의 소망을 품고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교회는 부활의 예수님을 통해 사망에서 생명으로 이 시대를 살리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과거 중세교회를 가장 번성한 시대로 꼽는다. 반면에 가장 타락한 어둠의 시기로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교회가 권력과 물질에 집착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의 시대는 제2의 중세라고 할 수 있다. 교회에서 ‘오직 예수님’과 ‘복음의 열정’을 보기 어렵게 됐다. 한 영혼을 향한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사랑을 구현하는 교회가 사라져간다는 비판과 비난이 넘쳐나는 시대다. 제2의 종교개혁의 주장들이 나오는 이유다. 종교개혁이 중세시대를 마감하고 근세를 열었던 것처럼, 제2의 종교개혁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당위성이 대두된다. 맞는 말이다. 종교개혁자들의 개혁교회가 ‘오직 말씀’으로 어둠의 시대를 딛고 생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오늘의 교회 역시 위협과 위기를 극복하고 용서와 화해,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생명을 담아내야 한다.

교회는 사회의 마지막 보루라고 했다. 그만큼 보수적이라는 의미다. 

이제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보혈’과 ‘부활’로 다시 일어서야 할 때다. 부활절을 맞아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몸 된 교회로 회복하자. 부활의 교회만이 이 시대를 행복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채영남 목사

<증경총회장·본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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